성일컴퓨텍이 요즘 종합PC메이커로 이미지 변신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PC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 전문업체로 알려진 성일컴퓨텍은 스피커·주기판·모뎀·사운드카드 등 다양한 PC부품의 양산능력을 기반으로 PC완제품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조립생산에 의지하는 다른 PC업체에 비해 성일컴퓨텍은 PC케이스에서 주기판까지 자체 생산하는 전략을 고수하면서 착실한 성장을 거듭해왔고 연간매출 700억원대를 바라보는 중견 PC업체로 성장했다.
이규서 성일컴퓨텍 사장(40)은 『오는 2000년대 초반까지 마우스에서 모니터까지 모든 PC관련제품을 생산하는 종합PC 전문메이커로 변신할 계획』이라면서 『대만의 에이서를 성장모델로 삼아 제품군을 더욱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PC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전략을 고수하는 이유는.
▲가격경쟁력만 보면 외부에서 만든 PC부품을 조립생산하는 방식이 유리할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자체적인 부품 생산기반이 없는 PC업체는 자금상황이 악화될 경우 회사운영이 쉽게 마비될 수 있다. 모든 PC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시장상황의 변동에도 탄력적으로 대응, 장기적으로 안정된 성장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대만의 에이서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규격의 PC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데.
▲다음달에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대당 40만원대의 인터넷전용 PC를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 PC통신업체로부터 고객서비스용 인터넷PC를 대량으로 주문받아 시제품을 완성한 단계이며, 이를 국내 인터넷서비스업계의 프리PC용으로도 판매할 계획이다.
또 제품 크기가 노트북PC 정도인 초소형 플렉스 ATX급 데스크톱PC도 조만간 내놓고 신 규격PC시장을 선도해 나갈 생각이다.
-최근 논란이 되는 정부의 저가PC 공급계획에 대한 생각은.
▲PC를 저렴하게 보급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성일컴퓨텍은 정부가 제시한 PC성능·가격수준을 현재도 유지하고 있어 제대로 된 구매절차만 갖춰진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가 세부적으로 보완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중소형 PC제조업체와 PC유통업계가 큰 피해를 입을 우려도 있어 관련업계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
-하반기 영업전략을 소개한다면.
▲주력 부품사업인 PC케이스·파워서플라이에 덧붙여 주기판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PC카드가 점차 주기판에 통합되는 추세여서 사운드·VGA카드류 자체에 대한 생산은 줄이고 주기판시장을 집중 공략,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심어 나갈 계획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