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특수를 겨냥해 출시된 PC게임들이 판매시장에서 힘도 써보지 못한 채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을 전후로 10여종의 신작 게임을 대거 출시한 주요 제작·유통사들의 작품당 평균판매량은 7000여카피 정도에 머물렀으며 1만카피를 넘는 제품의 경우도 불과 2∼3편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외산게임의 경우 동서게임채널이 지난 6월 중순 출시한 「스타워즈 에피소드Ⅰ레이서」가 영화개봉에 따른 홍보 효과에도 불구, 5000여카피 판매에 그쳤고 KS미디어가 7월 초 내놓은 「토탈 킹덤」도 1만5000카피 판매 수준에 머물렀다. 또 비스코와 위자드소프트가 7월 중순께 선보인 「대항해시대 4」와 「실버」는 각각 1만2000여카피와 6000여카피 판매에 그쳤다.
국산게임 판매도 당초 목표에 크게 밑돌고 있다. E2소프트가 지난 6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충무공전 2」의 경우 판매목표의 65%인 1만3000여카피 판매에 머물고 있고 한빛소프트가 7월 초 출시한 「탈」도 9000여카피 판매에 그치고 있다. 특히 위자드소프트가 지난달 하순 내놓은 화제작 「강철제국」의 경우 예상 외의 부진으로 불과 5000여카피 판매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판매부진 현상은 방학시즌의 주소비층인 초등학생 및 중학생들이 게임을 구입해서 집에서 즐기기보다는 PC게임방에 몰린데다 게임잡지사들이 판매부수를 늘리기 위해 정품으로 출시된 지 6개월도 채 안된 게임들을 앞다퉈 잡지부록으로 제공하는 등 지나친 번들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된 지 1년이 넘게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올초 나온 이 게임의 확장팩 「브루드워」 등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신작 참패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PC게임시장이 전체적으로는 규모가 커지고 있으나 게임방에서 히트하는 극소수 작품에만 투매가 이루어지는 현상을 빚고 있다』면서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게임판매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크게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