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파이언소프트 이상성 사장

 파이언소프트 이상성 사장(35)은 「전자상거래의 전도사」로 불린다. 창업강좌의 단골연사로 나서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하려는 소호(SOHO)사업자들에게 속시원한 강의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최근엔 전자상거래 창업의 비결을 담은 「전자상거래 성공의 법칙」을 출간해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

 그렇다고 컨설턴트가 그의 본업은 아니다. 이 사장은 중소기업과 SOHO를 겨냥한 인터넷 상거래 구축 소프트웨어 「원스톱 사이트 빌더(One­Stop Site Builder)」로 주목받는 벤처사업가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 프로그램은 올해 문을 연 쇼핑몰 300여개 가운데 무려 140군데서 채택할 만큼 히트상품이 됐다.

 이같은 성공은 삼성의 SOHO용 서버컴퓨터에 프로그램을 탑재하는 패키지방식으로 판로를 개척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장 수요를 정확하게 읽어낸 이 사장의 「비즈니스 플랜」 덕분이다.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엔진만을 제공합니다. 웹사이트를 구축하려면 전문인력을 고용해야만 하죠. 우리는 누구나 원하는 쇼핑몰을 하루면 만들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그게 시장의 요구와 맞아 떨어진거죠.』

 이 사장은 처음부터 원스톱 사이트 빌더의 콘셉트를 「컴퓨터를 몰라도 얼마든지 EC사업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잡았다고 말한다.

 홈페이지와 쇼핑몰, 게시판 세 가지를 한꺼번에 구축할 수 있다는 것도 원스톱 사이트 빌더만의 미덕이다. 보통은 이 셋 중 하나의 영역을 선택해 초보자부터 파워유저까지 함께 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하지만 홈페이지 따로 쇼핑몰 따로 거기다 게시판까지 별도의 프로그램을 사야 한다면 SOHO사업자로서는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결국 고객의 입장으로 돌아가 제품설계를 했기 때문에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

 최근 이 사장은 산업은행의 자회사 산은캐피탈과 투자계약을 맺었다. 무보증으로 2년간 자금을 빌려쓰고 연 30%의 이자를 주는 조건이다. 그런데 단서가 붙어있다. 원스톱 사이트 빌더가 잘 팔리면 만기 전에라도 돈을 갚을 수 있고, 반대로 2년 안에 목표수익을 올리지 못한다면 그때는 원금만 돌려준다는 것이다. 마치 증권시장의 스폿펀드와 비슷한 투자방법이다. 이번 투자유치로 제품의 신뢰성과 시장성을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에 이 사장은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파이언소프트는 2년 안에 EC만 가지고 국내시장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첫번째 업체가 될 것입니다.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아시아 시장의 문도 두드려야죠. 그리고 인터넷에 전자상거래 사이트 오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파이언소프트는 다음달에 다국어 사이트 동시개설과 다양한 편집이 가능한 「원스톱 사이트 빌더 2.0」을 내놓을 예정이다. 영어를 기본으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아시아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계산이다. 오는 9월 열리게 될 인터롭 넷월드에서 그 가능성을 타진할 생각이다.

 『9월부터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머니오케이(MoneyOK)」의 문을 열게 됩니다. 서부 개척시대로 비유하자면 청바지와 곡괭이를 파는 사업에서 이제 직접 금광을 캐보자는 거죠.』

 그는 2, 3년 안에 전자상거래가 대중적인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비용절감 차원이든 웹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탐색하기 위해서든 온라인 카탈로그는 비즈니스의 기본수단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때가 오면 전자상거래 서비스부터 솔루션까지 갖춘 종합서비스 업체의 성공모델이 되는 것이 이 사장의 목표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