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PC통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PC통신망을 통해 월 4000원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개인사용자 버전이 크게 인기를 모으면서부터 온라인 판매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다시 일고 있다.
MS는 오피스 개인사용자 버전을 PC통신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넷츠고, 채널아이 등 유니텔을 제외한 모든 통신망을 통해 할부 판매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할부판매는 처음에 3만3000원을 지불하고, 이어서 매달 통신이용료에 4000원(부가세 제외)을 부가해 36개월을 지불하는 방식. 이렇게 해서 사용자가 지불해야 할 총액은 17만4000원 정도. 기존 정품가격이 38만원인데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격적인 매력 때문에 오피스 제품은 예상외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1000여개 가까운 판매 실적을 올린 것.
비슷한 비중을 갖고 있는 윈도98이 처음 출시돼 한달간 실시한 온라인 판매행사에서 총 1000여개가 판매됐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특히 이같은 판매실적 중 90%에 가까운 신청자가 지방 거주자여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서울이나 대도시지역의 경우 컴퓨터매장이나 소프트웨어 전문매장이 어느 정도 있어 정품 구입이 가능하지만, 지방 중소도시나 농촌지역의 경우는 구입을 하고 싶어도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없다.
여기에 오랜 기간 불법복제에 익숙해진 개인사용자들이 소프트웨어 구매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대도시에서조차 소프트웨어 전문유통망이 사라진 지 오래다.
컴퓨터에 관한 모든 것이 있다는 용산전자상가도 수많은 하드웨어 매장들에 비해 소프트웨어 매장은 미미할 정도. 그나마 게임 소프트웨어가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10만원대가 넘는 오피스 같은 제품은 거의 사가는 사람이 없어 구색만 갖추고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불법복제조차 하기 힘든 지방 중소도시 등에서는 처음 컴퓨터를 구매할 때에 번들로 들어오는 소프트웨어 외에는 소프트웨어를 구할 길이 거의 없다.
오피스나 아래아한글 같은 워드프로세서 등 필수적인 프로그램들조차 새로운 제품이 나와서 구하고자 해도 구입채널이 없어 구매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통망 부족이 이번 오피스 2000의 온라인을 통한 할부판매에 지방 사용자들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준비한 MS의 허한범 과장은 『기존에는 지방의 개인사용자 수요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했는데 이번 온라인 할부판매를 계기로 지방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면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물론 통신판매는 이미 오래 전부터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추진해 오던 것이다.
가장 많은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는 곳은 PC통신 에뮬레이터업체. 「이야기」를 내놓고 있는 큰사람정보통신은 지난해 「이야기 7.7」 버전을 천리안 등을 통해 다운로드방식으로 44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해 6만카피 이상을 판매했다.
이것은 작년 전체 10만카피 중 60%에 해당되는 판매실적이다. 큰사람은 이달 말 내놓을 「인터넷 이야기」를 PC통신과 인터넷을 통해서만 100만카피 이상 배포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을 정도로 통신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불법복제 제품을 위주로 구매하다보니 많은 자금을 투자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놓아도 판매가 안돼 할 수 없이 온라인 유통망을 이용해 헐값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같은 온라인 판매방식은 최근 새로운 수익구조를 찾으려는 온라인 서비스업체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천리안의 황병돈 부장은 『오피스 2000의 경우 36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분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기간만큼 ID를 고정시켜 둘 수 있다는 장점과 통신이용료 외에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