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보인다> 대한민국 과학축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휴먼 로봇 센토가 연구실이 아닌 공원으로 걸어나와 키 160㎝, 몸무게 150㎏의 육중한 몸을 굽혀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음료수 병을 건네며 악수를 청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그 옆에서는 학생들이 무선으로 조정하는 모형 자동차 경주를 벌이고 물 로켓을 쏘면서 과학에 대한 꿈을 키우는가 하면 생쥐들이 미로찾기를 하는 모습까지 연출된다면 아무리 감정이 무딘 사람이라도 탄성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과학축제가 이번 주말부터 1주일 동안 올림픽공원에서 열린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사장 조규하)이 「새로운 천년, 과학기술과 함께」를 주제로 10여년 전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무대에서 개최하는 「99 대한민국 과학축전」이 바로 그것이다.

 국내 연구소·대학·기업· 단체 등 43개 기관이 참가해 158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이번 행사의 특징은 과학의 오묘한 원리를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다양한 과학체험(Hands on Science)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번 행사는 또 지난 천년 동안의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정리하고 새로운 천년에 대비하기 위해 무한한 창조의 과학세계를 주제로 한 「창조의 장」, 즐거운 과학, 재미난 과학을 주제로 한 「체험의 장」 그리고 생활과 전통 속에 숨어있는 과학을 주제로 한 「문화의 장」을 비롯한 5개 영역에서 7일 동안에 걸쳐 다양한 행사와 전시, 이벤트를 펼치게 된다.

 우선 행사 첫날인 14일에는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개막식에 이어 전국에서 선발된 748명의 초·중학생이 과학적 기량을 겨루는 「99 전국 청소년 과학경진대회」가 개최된다. 또 같은 날 「전국 무선조종 모형자동차 경진대회」(역도경기장 광장)와 「마이크로마우스대회」(체조경기장)가 각각 시작돼 15일까지 이틀 동안 계속된다. 이와 별도로 인터넷에서 예선을 거친 「대한민국 과학퍼즐 릴레이대회」에 진출한 본선 10팀이 18일까지 닷새 동안 가로 8m, 세로 4m의 거대한 게시판에 적힌 총 3000여 문제를 푸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또 15일에는 펜싱경기장에서 600가족이 참가해 요술판자 쌓기, 달려라 로봇 등 재미있고 다양한 과학 프로그램을 즐기는 「가족과학경연대회」가 열리며, 16일부터 20일까지는 체조경기장에서 로봇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축구기량을 겨룬다. 이밖에도 역도경기장 광장에서는 16∼17일 「한국스피드컵 대회」, 17∼18일 「칠월칠석 별자리 축제」, 19∼20일 「과학이벤트 마당」 등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하거나 관람할 수 있는 부대행사가 잇따라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행사기간 내내 체조경기장에서는 신기한 수학 체험전, 과학공작교실, 환상모험관 등 과학실험실습 및 과학게임 프로그램을 모아놓은 호기심 마을을 비롯해 사이버게임·정보검색대회 등 사이버사이언스(이상 체험의 장), 휴먼로봇 센토, 로켓모델, 마이크로마우스 등 각종 과학연구 성과물을 소개하는 탐구의 세계(이상 창조의 장) 등이 과학체험의 진수를 보여주게 된다.

 이들 행사 중에서 특별한 관심을 끄는 것은 KIST가 선보이는 휴먼 로봇 센토로 축제기간 동안 매일 오전 1회, 오후 2회에 걸쳐 한 시간씩 역기·아령 들기, 악수, 음료수 서비스 등 다양한 묘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로봇이 연구실이 아닌 공원으로 걸어나와 일반인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올림픽공원 중앙광장에서 펼쳐질 문화의 장에서는 우리 조상의 전통과학을 되살리는 전통과학기술 한마당, 즐기면서 과학원리를 깨우치는 신나는 과학놀이 등에도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문의 (02)559-3840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science.or.kr)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