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반 기계·산업전자 관련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반도체 장비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어 이의 성공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산전업체는 터보테크·핸손테크놀로지·화천기계·두산기계·한국공작기계 등 10여개사.
산전업체들의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은 현재 이들 업체가 생산하는 일반 공작기계의 경우 정밀가공·자동화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반도체 장비제조 기술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반도체 장비는 일반 공작기계보다 훨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제품으로 인식되는 데다 아직 국산화되지 않은 품목이 많이 남아 있는 점도 일반 산전업체의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전업체들은 후공정과 조립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을 위한 관련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이미 완제품까지 개발, 현재 최종 성능 테스트중이다. 하지만 산전업체들의 이러한 발빠른 움직임에 대해 기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의외로 무관심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일반 공작기계를 비롯한 산전 관련 업체들이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하루 이틀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제품을 출시해 반도체 장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는 전무하다』라고 잘라 말한다.
실제로 지난 96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일반 기계 업종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은 당초 예상과 달리 아직까지도 별다른 사업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산전업체들이 진출하는 장비 분야의 경우 기존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는 조립·핸들링 장치 영역이거나 아직 기술 검토 단계 수준인 차세대 제품들이어서 이를 통한 시장진출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반도체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 규모가 크게 축소되고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장비 제품 가격이 최저 생산비 이하 수준으로까지 떨어져 신규시장 참여 업체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최근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을 선언한 산전업체들 가운데 반도체와 장비 제조단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장비를 개발한 1∼2개사만이 시장진출에 성공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