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발표한 전자 3사의 올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가장 큰 특징으로는 삼성전자의 약진 및 대우전자의 퇴보,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 모두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내수경기가 회복되면서 IMF 이후 급격히 높아졌던 수출비중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삼성전자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전년동기 대비 15.3%나 증가한 12조13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대우전자는 결국 무산된 정부의 빅딜정책으로 인해 전자 3사 중 유일하게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8%가 줄어든 1조9834억원에 그쳤다.
더욱이 대우전자는 올 상반기 동안 1160억원의 적자를 기록, 지난해 상반기에 2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창출한 흑자기업에서 순식간에 적자기업으로 낙인 찍히게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다소 줄어든 LG전자는 LCD 부문의 사업매각에 따른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전년동기 대비 약 2%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상 최대의 흑자를 구현한 것은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총 1조34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같은 흑자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배가 넘는 기록적인 증가율이며 지난 한 해 동안 삼성전자가 기록한 3132억원에 비해서도 4배가 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반도체 호황으로 창사이래 최대의 흑자를 시현했던 지난 95년의 2조5000억원의 흑자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같은 매출확대와 흑자구현으로 기업 재무 건전성의 척도인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98%에서 올 상반기에는 114%로 낮추게 됐다.
LG전자도 92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13억원에 비해 무려 9배 가까운 획기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이같은 흑자실현은 반도체 및 LCD지분 등 투자자산을 처분함으로써 1조1100억원의 이익을 창출하는 등 영업외 수익에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조원 가까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내수부진으로 전자 3사가 수출로 매출확대를 도모했던 것과 달리 올 상반기에는 내수시장이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내수시장판매가 늘어난 것도 커다란 변화 중의 하나다.
이에 따라 전자 3사의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했지만 올해에는 67.4%로 2.6% 포인트 감소했으며 LG전자도 74%에서 73.8%, 대우전자는 87.3%에서 85.3%로 각각 0.2% 포인트, 2% 포인트가 떨어졌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