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성방송 기술표준인 DVBS(Digital Video BroadcastingSatellite)규격을 대폭 수용하는 방향으로 국내 위성방송 기술기준이 개정될 전망이다.
방송사, 전자통신연구원, 디지털 세트톱박스업체, 위성방송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위성방송 기술기준 개정 전담반」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KBS수원방송센터에서 위성방송 기술기준 개정에 관한 워크숍을 개최, 유럽 위성방송방식인 DVBS의 서비스인포메이션(SI) 및 오디오 압축규격을 대폭 수용하는 방향으로 국내 위성방송 기술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행 국내 위성방송 기술기준은 유럽의 표준규격인 DVB방식을 기본적으로 채택하고 있으나, 가입자·유료채널 정보 등을 규정하는 SI규격이 유럽 표준과 상이해 위성방송 본격 송출시 60개 이상 채널을 전송할 수 없거나 세트톱박스가 오동작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돼왔다.
또한 오디오 압축방식도 위성방송과 지상파 디지털방송이 각각 별도의 기준을 채택하고 있어 호환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선 이번 워크숍에서 전담반은 현재 DVBS에서 규정하고 있는 SI규격을 국내 규격으로 새롭게 채택해 정보의 다운로드기능 부재, 수용 채널의 제한 등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점들을 해소하기로 했다.
오디오 압축신호의 경우는 MPEG2와 북미방식인 「돌비 AC3」의 동시 수용방안을 검토했으나, 양방식을 동시 채택할 경우 업계의 로열티 부담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MPEG2만 표준규격으로 채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담반은 그러나 현재 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데이터방송의 표준화」 문제는 별도의 검토반을 구성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현재 데이터방송 분야의 경우는 유럽의 「MHEG5」(멀티미디어 & 하이퍼미디어 인포메이션 전문가그룹), 북미의 HTML, 독자 규격인 「오픈TV」 등이 검토되고 있는데 향후 데이터방송 표준화 검토반은 각 방식의 경제성·기술기준을 비교 검토해 오는 9월 말까지 국내 표준을 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검토반은 데이터방송의 국내 표준을 기술기준으로 강제하기보다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선택해 데이터방송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또한 새로운 기술기준을 채택할 경우 그동안 보급됐던 위성방송 수신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전담반은 특히 중국 연변 등지에 대량 보급된 위성방송 수신기 보유자의 보호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일정 기간 양방식을 동시방송(Simulcast)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향후 위성방송 수신기의 보급현황, 동시방송의 기술적인 타당성, 수신기 교체의 주체 등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위성방송 기술기준 전담반은 각계 의견을 수렴, 다음달 말까지는 기술기준 개정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