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양대 부설 첨단 반도체 소재·소자 개발연구소 박재근 교수팀(전자전기공학부)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표면 결함과 중금속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시킨 새로운 개념의 「슈퍼 실리콘 웨이퍼」 제조기술을 개발한 것은 차세대 웨이퍼 제품의 전체적인 기술 흐름을 한순간에 바꾼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현재 반도체 제조에 주로 사용하는 일반 폴리시드(Polished) 실리콘 웨이퍼는 제조과정에서 각종 결정결함(COP)과 금속 원자로 인한 중금속 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0.18㎛급 이하의 초미세회로 공정을 사용하는 256MD램 이상의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양산 적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인식돼왔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 반도체업체들은 현재의 폴리시드 웨이퍼 생산공정에 열처리(Furnace) 과정을 추가해 웨이퍼 표면을 매끄럽게 만든 에피택시얼(Epitaxial) 웨이퍼(이하 에피 웨이퍼)를 개발, 사용함으로써 한동안 차세대 웨이퍼시장의 주도권은 폴리시드 제품에서 에피 웨이퍼 쪽으로 이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박 교수팀이 이번에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기존의 폴리시드 제품에 별도의 추가공정 없이 웨이퍼 표면 결함과 중금속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웨이퍼 제조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차세대 웨이퍼시장을 둘러싼 기술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즉, 이번 기술개발로 현재 사용하는 폴리시드 웨이퍼의 제품 수명은 앞으로 256MD램 시대 이상으로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이를 대체할 차세대 제품으로 인식돼온 에피 웨이퍼는 시장에서 아예 사라질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더욱이 에피 웨이퍼는 열처리 과정에서 웨이퍼가 휘거나 중금속에 오염될 위험성이 높고 생산단가도 기존의 폴리시드 제품보다 1.4배 이상 높아진다는 결정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반해 박 교수팀이 개발한 슈퍼 실리콘 웨이퍼는 별도의 추가공정이나 비용부담 없이 기존 실리콘 결정성장 과정에서 고밀도의 산소 석출물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웨이퍼 표면 결함을 없애고 중금속 오염도 제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 반도체업계가 1.4배 이상의 가격부담과 중금속 오염의 위험을 안고 굳이 에피 웨이퍼를 사용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이 반도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더욱이 박 교수팀과 삼성전자는 이번 200㎜ 웨이퍼용 슈퍼 실리콘 웨이퍼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300㎜ 웨이퍼용 「슈퍼 실리콘 웨이퍼Ⅱ」와 실리콘 2중막(SOI:Silicon On Insulator) 웨이퍼, 그리고 화학기계적연마(CMP) 및 이온주입 등과 같은 관련 공정 기술도 현재 개발·추진중이어서 앞으로 전세계 웨이퍼·소자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