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가전제품의 판매가격이 올들어 급속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가전업체들이 올 상반기 내수 및 해외시장에 판매한 TV, VCR,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의 총매출액을 총판매수량으로 나눈 제품 1대당 판매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10% 이상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의 판매가격이 올들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가전업체들이 내수 및 수출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제품의 출시를 크게 늘린 데다 수요확보를 위해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였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가전업체들이 제값받기운동을 적극 전개해 상승세를 나타냈던 수출단가도 올들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 등을 다시 늘리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출단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국내 가전업체들의 채산성 확보가 우려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에어컨이 지난 연말에 비해 평균 4%나 하락했으며 LG전자의 에어컨도 5.2%가 하락했다.
또 냉장고는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36.7%가 떨어졌으나 LG전자는 디오스 등 고급냉장고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17.2% 상승했으며 VCR는 LG전자의 제품이 2.4% 하락했다.
수출에서는 내수시장에서의 가격하락보다 그 폭이 더욱 커져 삼성전자의 에어컨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40.9%, 냉장고는 23.2%, 전자레인지는 19.9%가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경우 TV판매가격이 지난해 연말에 비해 12.8%나 하락했으며 에어컨 36.7%, 냉장고 8.1%, VCR 29.1%나 각각 떨어졌다.
이처럼 국산 가전제품의 판매단가가 급락한 것에 대해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특히 수출의 경우 지난해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단가를 인하했지만 원화가 강세를 보인 올들어서 다시 가격을 원상태로 복귀시키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