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예산이 투입된 국책연구개발과제는 연구개발 수행, 기술이전, 사업화 등의 과정을 거쳐 상용화에 이른다.
정보·과학기술 분야의 경우 최근 몇년 동안의 동향을 보면 전체 수행과제 중에서 사업화는 차치하더라도 기술이전에 이른 건수는 5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경우 지난 95∼98년까지 4년 동안 수행된 403건의 과제 가운데 민간기업에 기술이전된 과제수는 194건이었다.
194건 가운데 사업화까지 진전된 과제는 49건으로서 「고속통신망접속장치」 「ATM호스트접속장치」(95년) 「CDMA 디지털 이동통신」(96년) 「고선명 TV위성방송 수신기」(97년) 「기가비트 정보통신시스템」(98년) 등이 있다.
또 진행중인 과제로는 119건으로서 「고속병렬컴퓨터(주전산기 Ⅳ)」 「MPEG2 MCU」 「멀티미디어 공동작업 플랫폼」 「입체음향생성 저작도구」(이상 98년) 등이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업화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 나머지 「GaAs MESFET MMIC 공정기술」(97년) 등의 과제는 실패사례로 분류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경우는 지난 97년에서 99년 7월말까지 3년반 동안 수행한 2254건 과제 가운데 43건만이 기술 이전됐고 대부분은 논문형식으로 처리됐다. 분야별로 보면 정보·과학기술 분야가 13건, 전기 분야가 9건, 기계 분야 6건, 재료 분야 4건 등의 순이다.
정보·과학 분야에서는 97년의 「공간객체 관리시스템(쌍용정보통신)」 「정보검색용 저장시스템(삼성SDS)」 등과 98년의 「단어음성인식시스템(서교정보통신)」, 그리고 올해 「K미디어 버전 2.1 PC용 오디세우스/IRS OOSQL(태울 등 3개사)」 등이 눈에 띈다.
전기 분야에서는 97년의 「디지털 빔 포밍 시스템 시뮬레이션 및 소프트웨어(메디슨)」, 98년의 「PCS용 MMIC 칩세트 및 RF/IF 모듈(맥암)」, 그리고 올해 「무선망데이터 수집/분석 통합도구(대부통신기술)」 등이 있다. 또 기계 분야에서는 98년의 「연료분사기술 개발(현대·기아·대우자동차)」, 재료 분야에서는 97년의 「고주파용 세라믹 원료(카본전자)」 등이 꼽히고 있다.(괄호안은 이전된 민간기업)
「정보통신연구개발사업」을 주관하는 정보통신부는 지난 93년부터 98년말까지 6년 동안 830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한 870여건의 과제 가운데 47%인 407건을 기술이전시켰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거둬들인 기술이전수입은 예산 투입액의 10%에도 훨씬 못미치는 572억원. 그나마 기술료 수입의 대부분은 CDMA, ATM교환기, 실리콘 RF IC 등 극소수의 성공사례 과제들에 집중돼 있다.
한편 국책연구개발사업과제 기술이전 업무는 대부분 해당 연구기관에서 맡고 있는 추세. ETRI의 경우 원내에 기술이전팀을 두고 있고 KAIST 역시 원내에 신기술창업지원단을 운영중이다.
부처별로는 산업자원부의 경우 산업기술정보원, 과기부는 신기술창업지원단을 통해 각각 기술이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통부도 정보통신연구진흥원 부설기관으로 「정보통신기술이전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온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