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채산성 악화 "한숨"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일반 부품업체들의 제품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증가하고 있으나 부품가격의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채산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FT LCD와 반도체 등 기술집약형 부품은 수요증가에 힘입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PCB·콘덴서·트랜스포머·수정디바이스·스위칭모드파워서플라이(SMPS)·릴레이·온도센서 등 일반부품의 가격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10∼30% 이상 하락, 일반 부품 생산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PCB 생산업체들은 올 상반기 수주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등 생산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환율하락과 국내외 업체들의 물량확보 경쟁으로 인해 가격이 20% 정도 떨어져 매출증가세는 10% 수준에 그치는 등 채산성이 악화돼 수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콘덴서와 트랜스포머 생산업체들은 제품 공급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폭락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세트업체의 가격인하 요구와 업체들의 과당경쟁 등으로 가격이 10∼20% 하락, 생산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정체상태를 보이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수정디바이스 생산업체들은 범용 제품의 경우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100% 이상 증가했으나 가격이 20% 이상 하락해 채산성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PC용 SMPS 생산업체들은 올들어 PC 생산량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00% 이상 늘리는 등 판매량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저가형 PC의 생산량 확대와 PC 가격 인하경쟁의 여파로 인해 SMPS의 가격이 15∼25% 하락,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생산량을 늘린 만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릴레이와 온도센서 생산업체들도 올들어 자동차 경기의 회복세와 가전제품의 생산량 확대 등에 힘입어 생산량을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 이상 늘리고 있으나 일본·대만업체의 저가공세로 인한 국내외 업체들의 가격인하 경쟁과 세트업체의 가격인하 요구 등으로 제품 가격은 오히려 10∼30% 하락, 수익성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악화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반 부품업체들의 생산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수출경쟁력 확보 등을 위한 세트업체의 가격인하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는데다 국내외 부품업체들의 공급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부품가격의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반 부품업체들의 수익구조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