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전기" 앞날 관심 쏠린다

 대우그룹의 대표적인 부품업체인 오리온전기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 16일 채권단과 맺은 협약에 따라 오리온전기도 다른 전자부품사들과 마찬가지로 매각되는 것으로 잡혀 있어 그룹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전기의 한 관계자는 『현재 브라운관 경기가 좋은데다 갖고 있는 자산이 많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대우그룹의 족쇄에서 벗어날 경우 홀로서기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홀로서기에 대비, 오리온전기측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올해 말까지 현 부채비율을 310%에서 150% 이하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리온전기측은 우선 지분 43.53%를 보유한 유리벌브업체인 한국전기초자의 매각에 나섰다. 한국전기초자의 매각대금으로 2억∼3억달러 규모가 유입될 경우 부채상환에 나서는 한편 현재 겪고 있는 유동성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전기측의 한 관계자는 『한국전기초자가 흑자를 내는 우량기업이어서 매각작업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 실무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르면 이달 안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준비하는 카드가 멕시코의 CPT라인을 매각하는 작업이다. 지난 5월 톰슨사와 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진행중인데 당초 계획대로 2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전기측은 『지난 5월 이미 톰슨사와 MOU를 체결하고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톰슨측이 대형 CPT라인을 추가로 설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으나 늦어도 10월 안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굵직한 매각작업과는 별도로 오리온전기의 지분 20%대를 보유한 대우그룹측의 움직임도 오리온전기의 향방과 관련해 주목되고 있다.

 현재 대우그룹측은 오리온전기의 매각과 관련, 홍콩상하이은행측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해외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사로 선정된 홍콩상하이은행에서 1차 실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앞으로 오리온전기의 해외 매각작업도 급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대우측의 지분이 20%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각시 경영권에 대한 프리미엄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최소한 30%선까지 지분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지적하고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구조조정과 관련, 관심을 끄는 것은 감자여부다. 실제로 대우그룹 사태 이후 일각에서 공적자금을 투입하거나 부채일부를 출자 전환할 경우 감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오리온전기의 한 관계자는 『한국전기초자와 멕시코공장의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유입되는 자금으로 3000억원 이상의 부채를 상환할 수 있어 정부가 요구하는 부채비율 200%선을 맞출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산이 부채보다 많기 때문에 감자대상업체로 지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오리온전기는 회사측의 구상대로 순조롭게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대우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전문 디스플레이업체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