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근 미래벤처경영컨설팅 대표
최근 들어 벤처기업인의 최대 화두는 코스닥 등록이다. 때문에 벤처기업이라면 모두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소수의 기업에만 해당됐던 코스닥 등록이 이젠 대다수 벤처기업들의 현실로 등장한 것이다.
코스닥 진입은 원활한 자금조달원으로서 기능뿐 아니라 사회적 신용도 향상, 세제상 혜택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하지만 코스닥 등록은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기술과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회계 문제에서 벽에 부딪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많은 기업들이 초기 코스닥 등록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어려움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스닥 등록을 위한 회계감사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핵심적인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적정의견 또는 한정의견이 나올 수 있도록 회계시스템을 정비하고 운용하는 것이며, 둘째는 새로 신설된 유·무상 증자 100% 제한규정 및 20% 공모분산 요건을 고려해 수립한 계획과 그 계획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벤처기업에게 회계감사 준비는 코스닥 등록을 위한 첫 관문인 셈이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특성상 회계부문에 대한 상대적인 무관심과 그에 따른 소극적인 투자, 더 나아가 이를 방조할 수밖에 없는 회계서비스 업체의 낙후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실제로 얼마 전 코스닥 등록을 준비중인 A기업이 회계감사 계약을 하자는 연락을 해온 적이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회계서비스 시장을 감안하면 이같은 제의는 솔깃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회계관리 실상을 다양하게 접해 본 전문가로서는 즉답을 할 수 없었다. 더구나 A기업은 일주일 정도면 감사보고서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물론 규모로 봤을 때 A기업은 일주일이면 감사보고서가 나오고도 남는다.
예상대로 A기업의 회계장부와 관련 증빙서류들을 개괄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감사에 착수조차 못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기업 임직원들은 회사의 비전과 코스닥 등록으로 예상되는 기대감에 한껏 도취돼 있었다. 결국 코스닥 등록은 미뤄지게 됐고 그 기업은 회계감사 준비에만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이같은 사례는 A기업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대부분의 벤처기업이 이같은 문제에 고전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우선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최고경영자의 회계관리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관심을 쏟으면 최소한의 관리는 분명히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적절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외부 회계서비스 업체로부터 원하는 서비스 품질이 나올 만큼의 투자가 가능해야 하며 자체적으로 회계관리를 할 경우에도 담당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회계사나 경영컨설팅 전문가의 조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원활한 회계관리를 위해서는 관련 분야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기업회계관리는 신제품 개발과 마찬가지로 단시간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기술의 개발과 상품화도 중요하지만 회계부문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없으면 마지막 단계에서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