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 고전 「춘향전」이 만화영화로 되살아난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투너신(Toon Us In) 서울」이 오는 10월 16일 개봉을 목표로 막바지 손질작업에 한창인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성춘향뎐(The Love Story of Choon Hyang)」.
조선조 중반, 판소리로 시작된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얘기는 시공을 초월해 무려 13번이나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됐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성춘향뎐」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족용 만화영화로 제작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시장의 관객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남다르다.
투너신 서울 측은 이미 미국 애니메이션 배급사 「와모(Whamo) 엔터테인먼트」와 5년간 250만 달러에 달하는 해외 판권 계약을 맺었으며 오는 9월 말 미국·일본 극장개봉에 이어 멕시코는 한국과 동시에 10월 16일 개봉하기로 했고, 현재 북한 조선영화수출공사 및 조선투자자문회사와 북한내 배급 여부도 논의중이라고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성춘향뎐」의 이같은 해외 판권 계약액은 「용가리」 「쉬리」 등을 제치고 한국 영화사상 단일 계약으로는 가장 높은 액수로 평가되고 있다.
투너신 서울은 재미교포 애니메이션 감독 앤디 김(한국명 김윤)이 설립한 「투너신 USA」의 한국 지사로 김씨는 지난 80년 도미, 「스머프」 원화 제작에 참여했으며 86년에는 「머핏 베이비스」(Muppet Babies)의 제작으로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제작자인 김낙진 회장은 재미 무역가로 이번 해외 판권 계약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성춘향뎐」의 제작규모는 총 제작비가 24억원으로 투너신 USA가 19억원을, 투너신 서울이 2억원, 구 영화진흥공사가 3억원을 지원했고, 제작에 참여한 인원은 본사와 서울지사, 외부 인력 등을 합쳐 총 8만여명, 제작기간은 사전기획까지 합쳐 2년 정도 소요됐다.
기술적으로는 국내 최초로 선녹음 방식을 적용, 주인공들의 표정연기가 더욱 자연스럽게 표현됐고 셀 방식이 아닌 2차원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 캐릭터들의 능동적인 움직임과 화질을 살리면서도 메인프로덕션 기간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자칫 지루하기 쉬운 줄거리를 화려한 영상과 경쾌한 배경음악, 해학과 풍자 등 만화적 재미 요소를 더해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겨냥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