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의 ITS 관련 시스템 구축 업무는 효율적 교통관리와 교통안전으로 집약된다. 이러한 개념에서 출발한 경찰청의 ITS 관련 업무는 교통정보시스템 구축, 과속감지기 설치 및 신신호체계 구축을 통한 교통관리 업무 등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업무는 물론 각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경찰이 수행한다. 경찰은 교통안전 시설의 설치 업무를 관할하도록 규정한 현행 도로법에 따라 각 지자체 시장이나 군수로부터 관련 업무를 위임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서울시를 중심으로 전개돼 온 교통정보시스템 및 신신호시스템 구축에는 서울시의 재정 지원이 절대적이었다.
경찰청이 주력하는 ITS 관련 사업으로는 서울시를 대상으로 오는 2003년까지 약 800억원을 투입해 구축하는 신신호시스템 사업이 꼽힌다. 경찰청은 이 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2조원을 들여 도로율 1%를 늘리는 것보다 최고 2배까지의 높은 교통 소통상 효율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 사업에는 교통공학과 함께 다양한 SW·센서·통신네트워크 기술 등 첨단정보통신 기술이 집약된다.
신신호체계 구축 사업은 이미 설정된 교통제어 프로그램에 의해 제어되던 교통신호제어 방식을 루프검지기와 SW알고리듬에 의한 실시간 교통량 전달 체계로 전환하려는 노력이다.
지난 97년 서울시 강남구 61개 지역에 시범·설치된 이 시스템은 도로교통안전공단 교통과학원의 분석 결과 약 19%의 교통흐름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이같은 시범시스템 구축 성과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물론 여기에는 각 지자체의 ITS 관련 구축 의지와 재정적 지원이 전제된다.
경찰청의 또 다른 ITS 관련 사업 성과로는 교통정보 제공을 위해 서울시를 비롯, 광주·부산시 등에 교통정보센터를 설치·운영해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도시의 교통정보센터에서는 정보를 수집·가공·관리해 각 지방교통방송국 및 PC통신인터넷, 음성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시내 114개소에 설치된 CCTV카메라, 통신원, 교통경찰, 루프검지기 등을 통해 수집된 통행량 및 교통소통속도 정보가 교통정보서비스센터에 전달돼 교통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경찰청이 ITS 관련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몇가지 과제가 있다.
경찰청은 최근 「각 지자체가 교통관리센터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일 때 이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득시키면서 절충할 것인가」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발주한 내부순환도로 관리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향후 서울시 내부순환도로 교통관리시스템(FTMS) 교통센터를 자체 운영한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경찰청으로서는 교통행정과 도로교통관리 및 안전 책임기관으로서 어떻게든지 독자적 역할 정립과 함께 기술 외적인 행정적·법적 과제를 풀어야 할 입장에 놓인 셈이다.
이와함께 각 도시 교통정보서비스센터의 정보 제공이 일방적으로 교통방송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는 PC통신, 인터넷, ARS 등으로 다양화하는 교통정보 전달시스템의 활용률이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 다양한 교통정보 제공 수단의 개발 및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경찰청에 대해 『최근 급부상하는 민간 교통정보서비스 사업자들의 교통정보 수집·가공·교류 방식 및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