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커넥터업체들이 심상치 않다.
외국계 업체들이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매출이 급감한 이후 올들어 경기가 회복되는데도 매출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계 업체들의 부진은 매출이 지난 97년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는 최근 국내업체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외국계 한 업체는 지난해 150억원이 넘는 경영손실을 봤으며 올 상반기에도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몇몇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외국계 업체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MF를 겪으면서 외국제품을 사용해온 세트업체들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국산제품으로 전환했는데 올들어서도 세트업체들의 외산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세트업체들이 국산제품을 사용해본 결과 외산과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반면 가격은 오히려 외산에 비해 최고 4분의 1 수준까지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외국계 업체들은 국내업체들이 개발한 제품에 대한 특허제소 움직임과 함께 국내업체들과 경쟁을 벌이는 제품에 대해 대폭적인 가격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또 원가절감을 위해 현지법인의 경영합리화 작업을 추진중이며 마진율이 급격히 떨어진 한계제품에 대한 사업의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 외산과 경쟁을 벌이는 국산제품으로는 PC 모니터와 0.5㎜ 이동전화 I/O 커넥터와 핸즈프리용 커넥터, 범용 국방용, TV 전자레인지 등 가전, 자동차 등으로 국산제품의 약진이 눈에 띄게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MF를 겪으면서 국내업체들이 커넥터가 모방제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기술적 노하우의 필요성을 인식, 경영합리화와 함께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왔으며 그 결과 컴퓨터와 이동전화단말기 등에서는 빠른 속도의 기술발전을 가져왔다』면서 『최근들어 외국계 업체들이 그동안 고가전략에서 탈피해 저가판매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커넥터시장은 기술을 중심으로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모방기술에서 시작된 국내 커넥터업체들이 IMF를 겪으면서 자생력을 확보, 독자적인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어 하반기 커넥터시장을 놓고 외국계 업체들의 반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