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프에서 나온 빛을 스크린에 투사해 30∼300인치 대형화면을 구현하는 고부가 액정영상투사기(LCD프로젝터) 시장이 갑작스레 불거져나온 국산화 논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LG전자가 처음으로 국산화해 지난 4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화면밝기 1400안시루멘의 XGA급 LCD프로젝터(모델명 LPXG1)가 순수 국산제품이 아니라는 주장이 관련업계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LPXG1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인 광학엔진의 원천기술 및 광소자가 모두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국산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LG 측은 LCD프로젝터 자체 설계 및 제조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국산화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광학엔진 자체 설계·조립기술과 하루 50대에 달하는 생산능력은 일본의 선진업체들도 놀라는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프리즘·색분리필터 등의 광소자를 노리타·치논 등 일본 업체로부터 들여온 것은 자체 개발 및 국내수급의 채산성이 없기 때문에 선택한 대안(아웃소싱)일 뿐 국산 제품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이같은 국산화 논란이 기존 업체들의 시장수성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LG전자가 9개 LCD프로젝터 전문 대리점에 안정적인 사후관리(AS)체계를 갖추고 국내영업을 강화하는데다 화면밝기 500∼700안시루멘인 SVGA급 보급형 모델을 추가로 출시해 올해 1500∼2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적극적인 시장공세를 펼치자 판매량 위축을 우려한 기존 업체들이 때아닌 국산화 문제를 들먹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LG전자가 LCD프로젝터의 광학엔진에 채용하는 광소자를 자체 기술로 소화하기 전까지는 국산화 시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