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수요 증가로 활황세를 보이던 중고PC 경기가 최근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4분기 이후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PC 제조업체들의 저가경쟁으로 PC 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중고 PC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고 PC를 전문으로 유통해왔던 용산전자상가나 테크노마트 등의 중고 PC업체들은 업종을 전환하거나 주변기기·부품을 함께 판매함으로써 불황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시장에 나와 있는 중고 PC는 펜티엄 MMX급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각종 주변기기를 합쳐 대략 40만∼50만원선이며 소량이기는 하지만 486급도 상태에 따라 10만∼1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비해 최근 PC 제조업체들의 초저가 공세로 인해 셀러론 366㎒ 중앙처리장치(CPU)와 4.3GB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32MB 메모리 등을 갖춘 조립 PC 가격이 56만∼59만원까지 형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고 PC는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거의 없어진 상태다.
중고 PC라고 하더라도 판매업체들은 보통 한두 달 동안 AS를 해주고 있는데 이 기간에 AS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이윤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용산 선인상가에서 중고 PC를 판매하고 있는 M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수량 면에서도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더 큰 문제는 초저가 PC로 인해 중고 PC의 가격도 덩달아 낮아지고 이에 따라 이윤이 거의 없어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1·4분기까지만 해도 중고PC만 취급해왔으나 도저히 채산이 맞지 않아 일반 부품과 주변기기도 유통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PC 유지보수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가 PC의 등장과 함께 중고 PC 시장의 주력상품인 펜티엄 MMX 166∼233㎒급 PC를 대체할 후속 제품이 많지 않다는 점도 중고 PC의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고 PC 전문 유통업체인 CC마트 한 관계자는 『새로 조립하는 것과 중고 제품간 가격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중고 PC를 찾는 이들이 최근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CC마트도 중고 PC 전문에서 업그레이드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