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카메라> 국내 카메라시장 "초점"이 흔들린다

 국내 카메라시장에 변화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비디오카메라(캠코더)와 일안반사형(SLR)카메라 및 콤팩트카메라가 수입선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돼 각각 지난 1월과 7월부터 수입이 자유로워졌다.

 카메라시장은 시장 개방이라는 태풍과 함께 디지털 바람을 맞고 있다.

 휴대형 캠코더와 35㎜ 롤필름을 사용하는 SLR나 콤팩트카메라가 전부이던 카메라시장은 이제 디지털캠코더와 디지털스틸카메라가 등장해 기존 아날로그 제품을 위협하고 있으며 PC카메라가 출현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는 컴퓨터와 함께 사용되는 사용환경을 지니고 있어 컴퓨터 및 주변기기 업체들까지 가세한 각축전이 어지럽게 전개되고 있으며 여기에다 PC카메라가 컴퓨터 주변기기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기존업체와 신규업체가 PC카메라 시장선점에 열을 올리면서 카메라시장은 더욱 복잡미묘한 경쟁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세계 캠코더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는 마지막 남은 미정복지인 한국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소니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콤팩트카메라 시장을 장악해 온 삼성항공은 일산 제품의 유입에 대비해 자존심을 건 선공에 나섰고 일본업체들은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등에 업고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일본 니콘에서 부품을 들여와 국내 조립을 통해 SLR카메라 시장을 장악해 온 아남인스트루먼트는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대응해 완제품 수입은 물론 국내 조립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으며 SK상사와 동원정밀은 수입선다변화 해제를 영토확대의 호기로 삼아 점유율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코닥·후지필름·아그파·코니카 등 35㎜ 롤필름 업계는 디지털시대에는 필름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 필름의 대체시장으로 디지털카메라 분야 영토구축에 여념이 없다.

 이에 기존 카메라업체들은 세계 3대 필름업체들의 디지털카메라 시장선점이 기존 카메라시장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이들과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에 돌입했다.

 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는 8㎜ 테이프를 사용하는 일반 기종 2개 모델과 고해상도 하이8 기종 2개 모델 등 4개 모델을 잇따라 출시해 아날로그캠코더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6㎜ 테이프를 채용한 디지털캠코더 4개 모델과 디지털8이라는 독자 규격의 디지털 제품 3개 모델을 내놓고 디지털캠코더 수요층도 파고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개 신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에도 2개의 신모델을 추가해 아날로그캠코더 시장수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고해상도 디지털스틸카메라와 PC카메라를 잇따라 출시하며 디지털분야로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항공은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대응, 35㎜ 콤팩트카메라 10개 모델과 신규격 필름을 사용하는 어드밴스트포토시스템(APS) 2개 모델 그리고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스틸카메라 3개 모델 등 총 13개 모델을 일제히 출시하고 기선제압에 나섰다.

 아남인스트루먼트는 SLR카메라 시장을 지키기 위해 지난 1월30일부터 2월6일까지 열린 강원 동계아시아 대회때 아남니콘 F5·F100과 AF­S렌즈 등을 사진기자단에 무상 대여하는 등 인지도제고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수입선다변화 해제로 시장공략에 나서는 후발업체들의 기를 꺾겠다는 자세다.

 아남인스트루먼트는 또 SLR시장 수성 작전과 함께 수입이 자유로워진 콤팩트 기종의 공략을 강화한다는 포석 아래 일본 니콘사의 ZOOM 800 QD 등 줌카메라 3개와 AF 24O SV QD 등 단초점 2개 모델을 도입, 가격 책정이 완료되는 이달말부터 시판에 나선다.

 삼성항공과 아남인스트루먼트의 선공에 대응, 일산 카메라 수입 총판점들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일본 올림퍼스사의 콤팩트카메라 총판인 정안물산은 전국 곳곳에 AS 지정점을 구축하고 일본으로부터 올림퍼스의 콤팩트 줌 카메라인 뮤(μ)시리즈와 SLR카메라인 엘(L)시리즈 등을 7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해 내수공략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한국후지필름은 일본 후지필름의 2배줌 2개 모델과 단초점 1개 모델 등 3종을 국내 시판 모델로 선정하고 전문 카메라점과 할인점 및 1200개 후지칼라 플라자를 통해 시판에 나섰다.

 일본 코니카사의 필름과 인화지 판매에 주력해왔던 우성필름은 카메라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우성필름은 우성포토교역과 협력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코니카사의 콤팩트형 자동카메라는 물론 디지털카메라까지도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우성포토교역은 9개 모델의 가격대를 소비자가 7만원대인 단초점 「U미니」에서부터 39만원대 「Z­UP140 슈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라인업해 소비자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SK상사는 이오스(EOS)시리즈와 광각렌즈 등 캐논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아남니콘이 장악하고 있는 SLR카메라 시장과 콤팩트카메라 시장의 동시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동원정밀은 지난 1월 펜탁스의 Z­1P, MZ­3, MZ­5N, MZ­10, MZ­50, MZ­M 등 SLR기종을 추가로 출시하고 판매확대를 꾀하고 있다.

 동원정밀도 일본 펜탁스사의 콤팩트카메라인 에스피오 200, 에스피오 140M 등 줌카메라 9개 모델과 단초점 2개 모델 등 총 11개 모델을 국내에 시판키로 하고 일부 물량을 총판들에 공급하는 등 시장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한국후지필름이 230만화소 디지털카메라 MX2700을 출시하고 시장선점에 나서자 아주포커스·신도시스템·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아남인스트루먼트 등도 줄줄이 동급 제품의 시판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일본 올림퍼스사 디지털카메라 총판인 아주포커스는 유효 화소수가 211만개면서 3배 광학줌 기능과 원격제어 리모컨을 갖춘 디지털카메라 「카메디아 C2000 ZOOM」을 전국 대리점에 공급하고 소비자가 165만원으로 시판에 나섰다.

 일본 리코사의 총판인 신도시스템도 최근 1792×1200과 896×600의 두가지 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는 230만화소의 초고해상도 디지털카메라 RDC5000의 시판을 개시했다. 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도 소니 고유의 4MB용량 메모리스틱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VGA모드로 260장까지 저장 가능한 16MB 메모리스틱을 추가할 수 있는 211만화소급 디지털카메라 DSC­F55K를 소비자가 125만원에 시판을 시작했다.

 아남인스트루먼트도 211만화소급 신제품 2개 모델을 도입, 고급 모델인 쿨픽스 950을 소비자가 192만5000원에, 보급형 모델인 쿨픽스 700을 129만8000원에 각각 시판을 개시했다.

 100만화소급 제품으로 이 시장을 선도해 온 한국코닥은 최근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포트를 지원하는 230만화소 고화질 디지털카메라 DC280을 출시하고 200만화소급 시장 제압에 나섰으며 한국후지필름은 230만화소에 3배 광학줌을 탑재한 MX2900Z를 추가로 출시, 200만화소급에서는 코닥의 추격을 뿌리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컴퓨터에 고속 전송로인 USB가 기본으로 탑재되기 시작, 영상캡처용이나 영상회의용으로 PC카메라가 인기를 끌면서 이 시장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한국코닥은 지난해말 국내 PC카메라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 아래 30만화소에 USB포트를 지원하고 스냅촬영도 가능한 「DVC323」의 시판에 나섰으며 LG전자는 이에 대응, 수출에 주력해 온 USB PC카메라 「LPC­U30」을 지난 2월 내수시장에 투입해 시장선점을 꾀하고 있다.

 코콤도 지난 2월 USB를 지원하는 PC카메라 신제품 「KMC­65N」을 출시하고 시장경쟁에 뛰어들었으며 컴웨어 역시 지난 3월 USB를 지원하는 PC카메라 「퀵캠홈」의 수입시판에 돌입했다.

 카메라 전문 벤처기업인 에이브이텍은 국내 처음으로 상보성 금속산화막 반도체(CMOS)를 채용하고 USB를 지원하는 PC카메라 코알라캠을 개발, 차별화를 무기로 시장선점에 돌입했으며 주기판과 그래픽카드 유통업체인 엠에스디는 미국 절링크로부터 USB방식 PC카메라 「C­it」를 수입해 시판에 들어갔다.

 프로칩스도 에이브이텍에 이어 CMOS를 채용하고 USB를 지원하는 팬시형 PC카메라 「PCC2200」을 개발, 시판을 준비중이며 삼성전자도 최근 80만화소(SNC80)·320만화소(SNC32)급 고해상도 PC카메라 2개 기종을 개발해 조만간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