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통신망 부문이 오는 12월 한전에서 분리, 독립되고 늦어도 오는 2003년 이후에는 민간기업에 완전 매각된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을 제외한 주요 기간통신사업자와 통신시장 진출을 겨냥하고 있는 일부 재벌기업 간에 한전망 인수 경쟁이 불꽃을 튈 것으로 예상되고 만약 기존 통신사업자가 이의 인수에 성공한다면 국내 통신시장 판도가 송두리째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전이 동일인 지분한도를 폐지하고 있는 최근의 정보통신시장 환경과는 반대로 지분 매각시 동일인 지분을 10% 안팎으로 제한하겠다고 나서 시내전화를 포함한 사실상의 또다른 기간통신사업자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국가자원의 효율적 관리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돼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전력(대표 최병수)은 공기업 경영혁신 차원에서 케이블TV전송망과 광통신망을 모두 현물 출자, 오는 12월까지 자회사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민영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한전은 내년중에 통신망 자회사 지분의 66%를 한전망 이용 통신사업자, SO 등을 대상으로 공개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도 자사의 배전분야가 민영화되는 2003년 이후 모두 매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그러나 내년 상반기에 실시할 지분 매각과 관련, 동일인 소유한도를 10% 안팎에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2000년 하반기에는 코스닥에 등록할 예정이라며 통신망 민영화의 단계적 추진일정을 제시했다.
한전은 통신망을 특정기업에 매각하지 않는 이유로 이해 관계자의 반발과 특혜시비 등 사회적 물의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전망이 예정대로 매각과정을 거칠 경우 전국적인 자가통신망 확보를 겨냥하고 있는 국내 주요 기간통신사업자들은 본격적인 지분 쟁탈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전망 의존도가 높은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여타 기간통신사업 및 통신사업을 갖고 있지 못한 일부 재벌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데이콤을 인수, 유무선 종합통신사업자로서의 기반을 닦은 LG그룹이 하나로통신을 넘겨받고 한전망까지 인수한다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을 능가하는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LG뿐 아니라 여타 사업자가 인수하더라도 망 인수와 동시에 막강한 기간사업자로 등장하게 돼 업계에서는 한전망의 향배가 통신시장 구조조정의 완결판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전망은 1만8500㎞의 시내 광통신망과 2만6000㎞에 이르는 케이블TV전송용 동축케이블로 구성돼 있어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통신업계에서는 한전망 매각과 관련한 동일인 지분제한 조치가 관철된다면 신규 통신회사에 기존 주요주주들의 중복 지분 참여가 예상되고 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이 초래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정통부와 산자부의 조율이 주목된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