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가 기존 결합형 듀플렉서(Duplexer)의 5분의 1 정도로 소형이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이동통신용 일체형 듀플렉서 소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박호군) 박막기술연구센터 김현재·윤석진 박사팀은 과기부 선도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지난 92년 11월부터 7년 동안 총 24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이동통신용 단말기의 핵심부품인 일체형 듀플렉서 소자와 대역통과 필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한 일체형 듀플렉서는 여러 개의 공진기를 기판에 접합해 만든 기존 결합형 듀플렉서와 달리 하나의 유전체에 6개의 공진 홀을 형성해 만들었기 때문에 제조공정이 간단하고 크기도 6.4×3.0×14.0㎜로 일본 제품의 5분의 1 수준일 뿐 아니라 무게가 1g으로 소형화됐다. 특히 기존의 상용분말(1400℃ 내외)보다 낮은 소성온도(1150℃)에서도 우수한 특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마이크로파 유전체 소재를 자체 개발해 제작, 생산원가를 외국 제품에 비해 50% 이상 낮췄다.
듀플렉서란 이동전화기의 송·수신 신호를 분리해주기 위한 핵심소자로 그동안 일본·미국 등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특히 기존 결합형 듀플렉서는 일체형에 비해 제조공정이 7, 8단계로 복잡하고 크기가 커서 휴대형 단말기의 소형화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원(대표 장형식)은 우선 일체형 대역통과 필터를 상용화하기로 하고 올해 말부터 이를 100만개 생산, 국내에 공급하고 내년 초까지 300만개를 추가 생산해 유럽 등에 수출할 예정이다. 한원은 또 내년 상반기부터 일체형 듀플렉서의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팀 윤석진 박사는 『이번 기술개발로 미국 모토롤러, 일본 무라타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확보하고 있는 이동통신용 핵심소자 및 설계기술을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단말기 소형화가 가능해 단말기 제조업체의 수출경쟁력은 물론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및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