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계측기 시장이 호황이다.
24일 주요 계측기업체와 계측기 렌털업체에 따르면 경기 불황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중고 계측기 매매가 다시 살아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한국HP 등 주요 계측기 메이커와 한국렌탈·한국통신진흥 등 계측기 렌털업체가 중고 계측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어 중고 계측기 시장은 앞으로 크게 활성화할 분위기다. 더욱이 최근에는 중고 계측기 매매만을 전문으로 알선하는 전문 중고 계측기 유통업체까지 가세하는 등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처럼 중고 계측기시장이 호황을 맞은 것은 잇따라 설립되고 있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가격이 비싼 신제품보다는 중고 제품을 선호하고 있으며 전자 계측기의 주요 구매업체인 중소 이동통신업체들이 시설투자 절감을 위해 중고 계측기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중고 계측기 가격은 제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신제품을 구입할 때보다 평균 5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자통신 관련 중고 계측기가 상종가를 이루고 있다.
한국렌탈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중고 계측기 구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월 1억원 미만에 그치던 매매 물량이 올들어 2억∼3억원 정도로 늘어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렌탈은 마이크로웨이브와 RF분석 장비, 스펙트럼과 네트워크 분석장비, 시그널 제너레이터 등 주로 이동통신용 계측 장비를 중심으로 중고 계측기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레코더와 파워 애널라이저 품목에 한해서는 최고 80%까지 할인해 주는 특별 판매 행사를 실시하는 등 중고 계측기 수요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 산업횡하렌탈·한국통신진흥 등 다른 계측기 렌털업체도 범용 계측기, 무선통신과 광통신 관련 중고 계측기를 주력으로 중고 계측기 시장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이같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중고 계측기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한국HP도 별도 사업 부서를 신설하고 중고 계측기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HP는 전시회 등에서 시연 목적으로 사용한 HP인증 계측기를 신제품의 60∼70%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금농엔지니어링·티엠씨·표준전자통신 등 주요 중고 계측기 유통업체도 특별판매행사 등을 통해 수요 잡기에 적극 나서는 등 중고 계측기시장을 둘러싼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주로 제품 사이클이 빠른 이동통신용 중고 계측기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중고 계측기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유통점이 청계천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 40∼50개에 이를 정도』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