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LCD 조직개편 방향

 지난달 6일 LG전자와 필립스사의 합작회사인 LGLCD의 사령탑으로 취임한 구본준 사장이 합작법인 출범에 따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구 사장이 취임한 이후 이사회 임원 구성과 반도체 임원들에 대한 보직인사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뒷말이 들리는 가운데 24일 합작법인에 걸맞은 조직구도를 그리는 데 성공했다.

 오는 9월 1일자로 이뤄질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합작에 따른 6인의 이사회 임원을 확정하면서 당초 예상대로 반도체에서 옮겨온 임원들에 대한 보직을 결정하고 조직을 신설하면서 소폭 임원인사도 병행했다.

 이번에 그려진 조직개편의 골격은 두가지다. 우선 합작원칙에 따라 6인의 이사회 임원을 동수로 나눠 영업·생산을 전자에서 맡고 재경·기술·마케팅을 필립스측에서 맡았다.

 전자측 이사회 임원으로는 최고경영자(CEO)의 구본준, 영업담당의 구덕모 전무, 생산의 박기선 상무 등 3인이며 필립스측 임원으로는 최고재정책임자(CFO)의 론(Ron)과 기술의 부디먼 사스트라(Budiman Sastra) 등 2인이 확정됐으며 마케팅은 공석으로 추후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하나는 반도체에서 온 임원에 대한 보직인사를 통해 구본준 사장의 색깔을 구축한 점이다. 반도체에서 옮겨온 구덕모 전무가 영업을 총괄하는 것을 비롯해 주재걸 상무보가 CEO 산하의 경영기획담당을, 김원욱 상무보와 이정환 상무보는 신설된 품질담당과 특허담당에 각각 내정됐다.

 당초 반도체에서 LGLCD로 발령났던 것으로 알려진 김재선 상무는 LG정보통신으로 옮겼다. 대신 LG전자의 금융담당 이찬우 상무가 LGLCD로 옮겨오면서 금융쪽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소폭적인 임원인사도 단행, 공석중이었던 안양의 연구소 소장에 그동안 공장에서 제품개발을 담당했던 강인관 상무보를 내정하고 경영기획의 백순명 담당은 해외분야의 기획으로 전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LGLCD는 4세대 설비투자로 인해 조직을 확대하면서 취약한 영업력 보강과 함께 4세대 생산설비쪽으로 반도체 임원들을 돌리는 것으로 합작법인 출범에 따른 대규모 조직개편을 피했다.

 그러나 구사장 자신이 반도체에서 데리고 온 임원들의 인사를 직접 챙김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배가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개편으로 LGLCD의 경영과 관련 자신의 경영 색깔을 내보이면서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구본준 사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이번 조직개편으로 첫 포석단계를 성공리에 마침으로써 합작법인의 사명변경과 CI작업 등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