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Digest.. 세계적 석학의 5인이 주장하는 "지식이론"

 현대경영학에서 출발하는 지식이론은 60년 뉴욕대 대학원 경영학과 교수였던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한 기고문에서 「지식작업」 「지식노동자」라고 처음 쓴 이래 80년대 이후 수많은 석학들에 의해 발전돼 왔다. 피터 드러커(미국 클레어먼트대학원대학 교수), 노나카 이쿠지로(일본 JAIST 교수), 데이비드 가빈(David Garvin,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 도로시 레너드(Dorothy Leonard,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 제프 패포스(Jeff Papows, 미국 로터스사 CEO) 등 지식이론을 대표하는 석학과 최고경영자(CEO) 등 5인의 핵심이론들을 요약·소개한다.

<지식사회로의 이동-피터 드리커>

 지식사회의 새로운 생산수단은 지식이다. 기업이 부를 창조하는 중심활동은 자본을 배분하고 노동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배분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가치는 지식을 적용한 결과인 생산성과 혁신에 의해 창출된다. 지식사회의 주도적 사회집단은 지식근로자다. 지식근로자는 지식사회를 구성하는 두 주역, 즉 지식경영자와 지식피고용자로 나뉜다. 지식경영자는 생산적인 곳에 자본을 투자하는 자본가처럼 지식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지식전문가를 말한다. 또 지식피고용자는 지식을 작업도구나 생산품에 적용하는 작업을 맡은 이들이다.

 지식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은 자본이 아니라 조직이다. 여기서 조직이란 지식을 작업도구·제품·생산공정 등에 적용한 것, 즉 지식 그 자체를 응용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조직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기 때문에 안정유지자라기보다는 안정파괴자에 더 가깝다. 또한 조직의 작업은 지식에 기초를 두기 때문에 지식사회의 조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처럼 상사와 부하로 구성된 수직관계가 아니다. 지식사회에서 진정한 투자대상은 기계나 도구가 아니라 지식근로자가 될 것이다. 아무리 최첨단 기계도 지식근로자 없이는 비생산적이 되기 때문이다.

<지식관리-제프 패포스>

 지식관리는 단순한 데이터를 정보로, 그 정보를 지식으로, 그리고 그 지식이 조직전체에 적절하게 배포되게 하는 것으로서 창조·발견(검색)·유통 등 세가지 기본영역으로 구성된다. 잘된 지식관리는 조직원들의 머리 속에 수동적으로 존재하는 정보를 끌어내 공개하고 활용할수 있게 하며 쓸모있게 한다. 나아가서는 기업의 무한한 잠재가치로 이어진다. 따라서 협업(Collabration)은 지식관리의 DNA구조라 할 수 있다.

 지식관리가 중요한 이유로는 ①기업의 글로벌화 ②엄청난 속도로 짧아지는 시장주기 ③고객지향 서비스요구의 증대 ④노동자 전직률 증가에 따른 조직원 사이의 지식공유 효과의 감소 ⑤고객·협력사·경쟁사들과의 긴밀한 비즈니스관계 유지의 필요성 증대 ⑥다양한 전사적 지식관리기술의 발전 ⑦체계적 비즈니스 우위를 위한 기업경쟁의 가속화 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반면 지식관리를 실현하는 과정에서의 난점으로는 ①조직(기업)규모와 필요한 정보량을 정확하게 계량하기 힘들고 ②조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 안되며 ③평가기준과 관리자의 장기적 안목의 결여 ④노하우와 경험의 형식지(Explicit Knowledge)화에 대한 어려움, ⑤지식 데이터베이스의 신속한 업데이트 등의 어려움이 꼽힌다.

<창조적 마찰-도로시 레저드>

 조직을 성공적으로 혁신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마찰(Creative Abrasion)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이는 서로 다른 접근방식들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궁리하는 생산적 과정이다. 이때의 관리자는 조직원들의 성향이 각각 분석적이거나 직관적이고, 관념적이거나 경험주의적이며, 사교적이거나 독자적일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마다 정보의 인식과 이해, 의사결정, 문제해결, 접근방식 등에서 인지적 차이(Cognitive Difference)가 있다. 이는 일종의 선호도(Preference)로서 기량이나 능력과는 별개다. 직관적인 문제해결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분석적 접근방식에 대한 훈련을 받았을 경우는 매우 흔하다.

 사람들은 또한 자신의 선호성향이 우대받을 수 있는 작업을 선택하려 한다. 예술가나 회계사가 실무경험을 쌓으면 기량이 한층 상승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반대로 전공이나 선호도만으로 문제해결 방법을 선택할 경우 전혀 엉뚱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결국 관리자들이 조직원의 사고방식을 평가하는 최선의 방법은 사전에 잘 정립되고 검증된 진단방식을 평가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조직원들의 사고방식을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창조적 마찰 훈련에 필요한 기본규칙을 만들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습조직-데이빗 가빈>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고는 개선이 이뤄질 수 없다. 문제해결·기술도입·리엔지니어링 등은 모두 새로운 측면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학습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과 조직원은 기존 관행을 단순 반복할 뿐이다.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의 유지는 기업의 제5의 경영이다.

 기업이 진정한 학습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정의(Meaning)·관리(Management)·측정(Measurement) 등 세가지 핵심 쟁점(Issue)이 선결돼야 한다. 정의는 기업이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며 실행가능하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될 수 있는가의 여부, 즉 투명성의 문제다. 관리는 높은 기대치보다는 경영상의 평가나 충고가 기반이 된 명확한 경영지침의 여부를 묻는 것이다. 측정은 조직의 학습효과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의 문제다. 잘된 학습조직은 지식을 창조하고 획득하며 전파하고 또 다른 지식과 통찰을 반영함으로써 행위를 수정(개선)할 수 있는 유연성 있는 조직이다.

 잘된 학습조직은 따라서 ①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고 ②실험에는 항상 새로운 접근방법을 동원하며 ③조직의 경험과 역사에서 배우고 ④다른 조직의 베스트프랙티스를 통해 학습하며 ⑤지식을 조직 전체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전파하는 등 5가지 활동에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暗默知와 形式化-노나카 이쿠지로>

 지식의 창조는 항상 개인에서 시작한다. 이 개인지(Personal Knowledge)가 연구원의 통찰력, 중간관리자의 직관, 현장작업자의 경험 등으로 이동하면서 조직지(Organization Knowledge)로 변환된다. 기업의 활동은 개인지를 조직의 다른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인지는 가령 유명한 제과점 제빵사의 제빵 노하우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식은 비공식적이고 정확하게 정의하기도 어려운 전문기능(Technical Skill)들로 이뤄진 암묵적 지식, 즉 암묵지(Tacit Knowledge)다. 이 암묵지를 제빵기계 개발에 적용하는 예를 가정해보자. 우선 제빵기 개발팀의 기획자는 제빵사의 암묵지를 익혀야 한다. 암묵지를 전수받는 과정이 사회화(Socialized)인데 이를 암묵지에서 또다른 암묵지로 이동했다고 한다. 그 다음 기획자는 개발팀의 구성원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자신의 암묵지를 계량화 등의 형식지(Explicit Knowledge)로 전환시켜 조직지화를 시도한다.

 이때 개발팀의 구성원들은 각자 자신이 받아들인 형식지를 내면화(Internalization)해 새롭고도 확장된 암묵지를 창조한다. 이들 암묵지는 또 다시 여러번의 형식지와 암묵지 과정을 거쳐 가장 이상적인 제빵기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식의 이같은 나선형의 상호·반복적용의 결과가 혁신이다.

<온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