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기고.. 대기업의 지식경영 현황

류재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국내 대기업들은 외국 기업들에 비해 지식자산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에 IMF 위기극복과 획기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식경영의 도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표1>을 보면 국내 주요 3개 그룹의 지식자산 시가총액이 그룹의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0.5%대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8.43%에 비해 무려 16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그러나 지식경영의 성패를 좌우할 초기조건인 연구개발능력과 개발실적, 독자적인 신제품 개발 및 경험, 경영혁신 경험 등에서도 선진국 기업에 비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지식의 공유·축적·통합·확산 등의 경험이 많은 선진기업의 경우 지식경영의 도입은 그만큼 자연스럽고 도입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국내 기업과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기업들의 지식경영 도입 추진에 대한 문제점은 어디에 있고 그 대안은 무엇인지 A그룹 11개 계열사를 통해 알아보자. 우선 <표2>에서 보듯 각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자가 지식경영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실행의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실무자들의 의구심도 만만치 않다.

 또한 대다수가 어떤 수준에서건 추진할 태세를 보여 최고경영자의 추진지시가 있었음을 방증하고는 있지만 다른 경영혁신 프로그램과 달리 자체적인 추진을 우선시하는, 비교적 안일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도입계획 프로그램으로는 조직원 참여프로그램과 정보네트워크를 가장 선호함으로써 지식경영의 도입을 정보시스템의 확대도입 정도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추진목표 역시 대부분의 기업이 업무효율성 제고에 두고 있어 목표가 불분명함을 보여주는데 이는 기업들이 아직도 지식경영을 전략적 경영혁신 프로그램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추진상의 어려움으로는 실무자들의 이해부족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이는 반대로 구체적인 추진모델이나 세부 프로그램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같은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국내 대기업들은 무엇보다도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실천의지와 함께 지식경영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하려는 자세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현단계에서 실무자들이 원하는 추진모델이 없기 때문에 기본원리에 충실하며 조직환경에 맞는 세부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하겠다. 이때의 기본원리로는 비전의 수립 및 공유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의 정의, 그리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실천프로그램과 평가도구 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업들이 가장 앞서 고려해야 할 것은 눈앞의 업무효율성 제고 차원이 아닌 장기적인 경영혁신 프로그램 차원에서 지식경영을 도입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