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음악파일 내려받기 서비스」를 둘러싼 권리자와 사용자간의 분쟁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PC통신상에 MP3파일을 제공해오다 일부 저작인접권단체의 압력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 정보제공업체(IP)들이 서비스를 중단시킨 PC통신업체들을 상대로 낸 「음악파일 전송서비스 방해금지 가처분신청」에서 지난 24일 법원이 IP들의 손을 들어준 것.
이는 중간자인 PC통신업체들이 IP들과 음악저작권자간의 저작권 사용료 분쟁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MP3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며, 결국 공식적으로 「서비스 재개」의 길을 터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가처분신청을 냈던 IP들은 이번 결정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서비스 재개를 시도할 태세다.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요부문 서비스는 저작인접권단체와의 협상 이후로 미루더라도 우선 팝송과 클래식 등이라도 서비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한 저작인접권단체에 음원사용에 대한 계약 연장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이들 단체의 서비스중지 요구 등이 공정거래법상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질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IP들의 이같은 발빠른 대응에도 불구하고 PC통신상의 MP3파일 내려받기 서비스가 곧 재개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우선 PC통신업체들이 법원의 이번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미지수다.
천리안·하이텔 등 PC통신업체들은 법원으로부터 이번 결정을 전달받고 해당 담당자들이 긴급히 대책마련에 나섰다. 내심 바라던 결정이긴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IP들과 저작인접권단체간의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서비스를 재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PC통신업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저작권 분쟁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재개해도 좋다는 면책권을 준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IP들과의 계약관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고문변호사를 통해 법적 해석을 더 해본 후에야 구체적인 방향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PC통신업체 관계자는 『네티즌의 요구와 산업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서비스가 조기에 정상화돼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서비스의 핵심인 가요부문의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단순 서비스 재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MP3서비스를 직접 하겠다고 나섰던 일부 저작인접권단체들과 음반사들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들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IP들에 음원사용 계약을 연장해주고 PC통신상의 서비스를 재개하도록 협조할지는 더욱 더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법원 판단이 효력을 거두기 위해서는 음반사들과 저작인접권단체의 적극적인 해결의 노력과 대의적인 수용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또 다시 강제적인 민형사 소송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판결이 나오기만을 손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이미 때는 늦게 된다는 각계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