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자의료기기산업 새 밀레니엄을 연다 (23)

 인체를 팔·다리·몸통 등으로 나눠 지방·단백질·무기질·뼈의 무게는 물론이고 체수분량·근육량·복부비만·수분분포도 등 모두 48가지 항목을 2분내 간단하게 분석해주는 최첨단 의료기기가 바로 바이오스페이스(대표 차기철)가 개발한 체성분분석기다.

 체성분분석기는 현재 1차 진료 성격이 강한 예방의학·가정의학·건강진단센터 등에서 성인병 치료·영양관리·물리재활 치료·골다공증 치료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배가 불룩 나온 중년들은 복부비만 정도의 심각성과 운동처방 후의 변화를 분명하게 수치적으로 알려줄 수 있어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96년 5월 4명의 연구원이 설립한 이 회사는 체성분분석기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를 설립한 차기철 사장은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에서 3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세계 최고이던 미국 RJL사에서 개발한 것보다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귀국, 94년부터 2년간 4억원을 투입해 체성분분석기인 「인바디 2.0」을 선보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체성분분석기는 미세한 교류전류를 5∼500㎑의 다양한 주파수로 변화시키면서 인체의 임피던스를 측정하는 다주파수 측정기술과 두 손과 두 발의 전극을 이용한 인체부위별 측정법 기술을 사용했다.

 그리고 「생체전기임피던스법을 이용한 인체성분 분석장치 및 그 분석방법」이란 명칭으로 94년 8월에는 미국, 97년 9월에는 국내에서 특허를 받기도 했다.

 특히 다주파수 측정법과 인체부위별 측정법 등 양 기술을 쉽게 구현하기 위해 8점 터치식이란 독특한 전극법을 개발했다. 기존 방식은 양발 뒤꿈치와 앞부분을 구분해 인체 네 부위에서 측정했지만 바이오스페이스는 양손까지 활용함으로써 신체의 측정부위를 여덟 군데로 넓혀 인체성분의 미세한 변화까지 정밀하게 읽어낼 수 있다.

 이 회사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체지방량을 단순측정했던 기존 제품과는 달리 체성분을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선진기업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미국 질레트와 일본 타니다의 기술제휴 요청이 이같은 기술력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체성분분석기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차 사장이 자사 브랜드 부착을 고집해 결국 이들과의 기술제휴는 무산됐다. 그러나 이 회사의 기술력과 고집을 인정한 일본 Y사와의 기술제휴는 성사단계에 있다.

 지난해 15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의 올 매출목표는 45억원이다. 연구인력도 15명으로 늘었고 작년 말 유럽진출을 위해 CE마크를 획득한 데 이어 해외수출용으로 「인바디 3.0」을 출시했다.

 차 사장은 『비록 외형은 작지만 바이오스페이스야말로 우수집단에 우수제품을 공급하는 전형적인 벤처모델이란 점에서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