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벤처지원 포럼]주제발표

<벤처기업과 코스닥시장-연병선 한국IT벤처 사장>

 최근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고 정부의 코스닥 등록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이 강화되면서 벤처신화를 꿈꾸며 코스닥 등록을 서두르는 업체가 많다.

 그러나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는 기업들 중에는 코스닥 등록의 의미를 확인하거나 구체적인 사업전략없이 무작정 등록만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는 벤처기업은 왜 코스닥에 등록하려는지, 코스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우선 큰 고민을 해야 한다.

 코스닥 등록이 갖는 중요한 의미중 하나는 공개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은 만성적인 자금부족을 겪기 쉽다. 언제까지 대주주나 창업자가 자금을 조달할 수는 없다.

 자금조달, 즉 코스닥 등록은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 향후 장기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규모를 추정하고 그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로 코스닥 시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코스닥 등록의 또 하나의 의미는 공적 대상으로의 전환이다. 기업과 관련한 재무제표나 중요 사실을 공개해야 하며 기업의 관리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기업의 투명성 보강은 말할 나위도 없다. 기업에 투자한 소액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줄 수 있도록 기업의 가치를 키워나가야 하며, 시장에서 조달된 자금을 합목적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최근 일부 벤처기업의 경우 조달된 자금을 재원으로 수익성이 낮은 사옥을 구입하거나 신용금고, 창투사 등에 투자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업 공개후 2년이 가장 위험한 기간」이라는 이야기에 유의해야 한다.

 코스닥 등록을 하면 경영자는 갑자기 외로워진다. 옆에서 도와주던 벤처캐피털이나 투자자들은 이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매각한 후 떠나버리고, 창업멤버 중의 일부도 주식 매각후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이 때 경영자는 마치 절망고도에 홀로 남겨진 기분일 것이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이 세워진 상태가 아니라면 목표점을 잃고 방황할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 등록 전에, 등록 후에 어떠한 사업비전을 갖고 회사를 운영할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경영자는 본업으로 승부해야 한다. 미국의 나스닥 주가는 기업의 분기별 보고서, 즉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점차 동일한 흐름으로 진행될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벤처기업 중에는 코스닥 등록 이후, 그렇게 비판하던 재벌의 사업 형태를 답습하는 경우가 있다. 벤처기업 인적 자원의 한계상 문어발식 확장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코스닥 등록 이후라도 기업 설립 당시의 초발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기업공개는 벤처기업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기업을 공개해 자금을 조달하고 조달된 자금을 회사의 본업 또는 전략적으로 도움이 되는 분야에 투자, 매출액과 순이익을 증가시킴으로써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과 투자자가 동시에 사는 길이다. 코스닥 등록 기업과 코스닥 투자자의 윈­윈 전략만이 진정한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 방안이다.

<코스닥과 나스닥 비교-이정범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

 그동안 거래가 미미하던 코스닥 시장은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지난 5월 거래량이 증권거래소 거래량 대비 7.3%에 이르는 등 거래 실적이 향상, 최근에는 과열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 선진시장 특히 나스닥과 비교시 코스닥 시장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스닥은 98년 기준으로 미국 주식 거래량의 53%를 차지하면서 뉴욕증권거래소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나스닥은 특히 미국내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전세계 모든 하이테크 기업들을 위한 환상의 시장으로 인식, 450여개의 외국기업들이 상장돼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하이테크 기업 중 10여개사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중이다.

 인터넷시대에 있어 증권산업은 인터넷 기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거래, 증권거래의 국제화, 저렴한 거래비용, 투자가치가 있는 상품, 즉각적인 가격발견 기능 그리고 즉각적인 매매체결 등에 대한 요구를 수용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거래소가 증권산업의 최종 수요자인 투자자와 상장기업의 욕구 충족을 제일의 목표로 설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세계 증권산업 재편의 격랑 속에서 현재 걸음마 단계에 있는 코스닥 시장이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질좋은 상품의 개발 및 유지, 편리하고 저렴한 서비스 제공 그리고 신뢰성있는 시장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

 질좋은 상품의 개발 및 유지를 위해서는 성장가능성이 있는 유망 기업들의 등록 유치에 힘써야 할 뿐만 아니라 발전적인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등록요건 설정, 투자가치가 있는 상품유지를 위한 효과적인 등록유지 요건 및 등록폐지 요건의 설정 그리고 철저한 관리 등이 필수적이다.

 편리하고 저렴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수요자 중심의 운영체제와 혁신적인 기술 도입으로 선진화한 미래 증권 시장의 모습을 갖춰야 할 것이다.

 코스닥 증권의 공개를 통한 현 증권업협회 회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구조에서 탈피, 기관투자가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장 운영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시장 운영체제를 거래소와 완전 차별화해 증권거래소가 만족시키지 못하는 투자자들의 욕구를 찾아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미국에서 급성장하는 대체거래시스템의 운영 방침은 하나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뢰성있는 시장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 장치뿐 아니라 투자자 기반의 재편이 필수적이다. 현재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코스닥 시장의 기관투자가 비중은 45%를 상회하고 있는 나스닥과 대조적이다.

 기관투자가의 시장내 활발한 활동은 거래량의 증가, 주식의 장기 보유화 촉진 그리고 재무분석가들의 유인에 따른 주식의 적절한 가치평가를 유도, 시장가격의 안정화에 도움을 주며 일시적 수급불균형 해소 및 시세조정 등의 불공정거래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