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개봉관 쟁탈전

 내달 하순 시작되는 추석연휴에 앞서 상영관을 잡으려는 영화들로 벌써부터 극장가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연중 최대의 흥행시즌이라 할 수 있는 추석명절에는 영화제작사나 수입·배급사, 극장주 모두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때. 특히 올해는 이 시기를 겨냥한 개봉예정작 수가 예년보다 20∼30%가 늘어난 20여편에 이르고 있어 그야말로 불꽃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추석연휴에 인접해 극장을 잡지 못한 영화들이 어쩔 수 없이 상영을 앞당기게 되면서 이번 주말만해도 「질주」 「아이 오브 비홀더」 「성월동화」 등 무려 10여편의 영화가 전국 극장에 걸린다.

 물론 미리 잡아둔 상영계획에 따라 이번 주말을 택한 영화사들도 있겠지만, 다수의 영화제작사와 배급사가 추석시즌 흥행을 노리는 극장주들과 메이저 회사들과의 역학관계에서 불가피하게 상영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은 영화계 관계자라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일부 중소 영화사나 비디오 배급사들은 일정에 쫓기다못해 시중 극장이 아닌 공공시설이나 복합공연장을 상영관으로 대신해 개봉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영화 「브레이브」(재인픽처스 수입·배급)의 경우만해도 극장을 잡지 못해 개봉을 미뤄오다 지난 주 정동A&C에서 개봉하고 곧바로 비디오를 출시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같은 상황이 내달에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석 전 주인 18일만해도 한국영화 「러브」 「댄스댄스」 「카라」와 외화 「백대디」를 포함한 8편이 개봉될 예정이고, 추석 전날인 23일에는 「주유소 습격 사전」이, 이에 앞서 4일과 11일에는 「샤만카」 「중화영웅」 「딥 블루 시」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개봉예정일을 잡아두긴 했어도 개봉추석시즌 흥행을 노리는 배급사와 극장주들의 팽팽한 줄다리기와 막판뒤집기가 계속되고 있어 영화사들이나 수입사들이 원하는 날짜에 얼마나 많은 상영관을 잡을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