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무선 케이블 "부실" 우려

 서울지역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들의 무선 케이블TV 전송망 사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서서울SO·은평SO 등 서울지역의 17개 SO는 최근 정보통신부에 2.6㎓대역의 다채널 다지점 분배서비스(MMDS) 방식의 무선 케이블TV 전송망 사업 신청서를 냈으나, 사업권을 받아 내년 상반기 중 정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이들 SO의 상용서비스 개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각 SO별로 접수한 개별사업권 신청이랄 수 있다.

 당초 서울지역의 SO들은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 공동법인 형태로 무선케이블TV 전송망사업권을 펼쳐나갈 예정이었다. 서울지역 SO들은 이를 위해 국내 최대의 이동전화사업자인 SK텔레콤과 접촉, 상당부분 의견차를 좁혔으나 SK측이 제안한 다지점 분배서비스(LMDS) 방식의 기술신뢰성 문제와 정부 측의 공동사업권 신청에 대한 난색 표명 등의 이유로 각 SO가 개별신청 형태로 사업권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통부 측은 『기존 서초SO 등 4개 SO가 한국무선CATV와 계약을 체결, MMDS사업권을 받아 놓은 상태여서 공동법인 형태로 사업권 신청을 받아 줄 수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서울지역의 SO들은 앞으로 정통부로부터 각기 다른 명의로 무선 케이블TV사업권을 획득, 별도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이럴 경우 서울지역의 SO들은 앞으로 서비스에 들어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SO들은 당장 인접 SO간 전파월경으로 인한 혼신문제가 발생, 사업권을 받아도 이론적으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털어 놓고 있다. 한 SO 관계자는 『단일 구역인 서울지역에서 각 SO가 별도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례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꼬집고, 『궁극적으로 서비스를 하지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이에 대해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MMDS의 전파특성이 LMDS보다 넓어 개별시스템 구축에 따른 혼신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저출력·저지대 위주로 시스템을 구축하면 혼신문제를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따라서 SO에 대한 무선국 허가시 수직·수평 편파조정을 유도하고 SO별로 건물 옥상에 중계소를 설치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 SO별로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하는 데 따른 중복투자도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17개 SO들이 현재 구상하고 있는 시스템이 디지털·아날로그 겸용이어서 1개 SO당 디지털은 20억원, 아날로그는 10억원 등 최소 30억원 가량이 들어 전체적으로는 500억원 정도가 추가로 투자돼야 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서울지역 SO가 공동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5개의 기지국만으로도 서울 전지역을 커버할 수 있어 비용은 5분의 1 수준인 1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MMDS 관련 장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IMF관리체제」를 겪고 있는 국내 현실에선 「외화낭비」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통부 측은 『근본적으로 기존 전송망사업자(NO)를 포함한 이해 당사자들간의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번 서울지역의 SO들에 대한 개별사업권이 나가고 난 뒤 사업자간의 협의를 유도해 공동으로 주파수를 사용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SO들의 무선 케이블TV전송망 사업이 기존 케이블TV망사업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 국가 산업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이해 당사자들간 원만한 조정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