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전장품.첨단 소재 국산화 "가속페달"

 그동안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던 전자·첨단소재 기술 기반의 자동차 전장품 및 소재 국산화가 활기를 띠고 있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장품 전문업체·대학교·자동차연구소 등 관련 산학계가 잇따라 첨단제어장치·센서·세라믹 엔진·소재 등을 이미 상용화했거나 국산화를 앞두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의 전장품 전문업체인 케피코(대표 백효휘)는 지난 97년부터 70억원을 들여 연구한 끝에 엔진 자동변속기용 전자제어장치(ECU)를 국산화, 현대자동차 「엑센트」 후속 기종부터 공급키로 했다. 이 제품은 소형·경량화를 실현했으며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해 운행능력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ECU에 전달되는 배기가스 산소농도를 측정·제어토록 함으로써 엔진의 배기가스의 정화 효율을 높이도록 도와주는 산소센서를 국산화했다.

 만도기계(대표 오상수)도 국내 처음으로 자동차 핸들위치와 파워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핸들위치파워 제어장치를 독자 개발, 현대자동차 「에쿠스」와 「그랜저XG」 등 고급 차종에 공급하고 있다. 이 장치는 운전자의 체형을 입력함에 따라 핸들을 상하전후로 자동 조절해 주는 첨단 전장품이다.

 포항제철(대표 유상부)은 차량 제작에 사용할 경우 자동차 연비를 크게 높여주는 초경량 고강도 열처리 강관 소재를 국산화, 완성차 및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공급을 추진중이다. 크롬·보론·티타늄 등의 열연 소재를 압연 제어기술로 처리한 이 소재는 자동차 무게를 기존의 70% 수준으로 낮추면서 안전성을 높여준다.

 한국과학기술원 복합기능세라믹연구센터도 최근 디젤차의 연비를 높이면서 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줄여주는 세라믹 예연소실 국산화에 성공했다.

 세라믹 분말과 열가소성 고분자를 혼합해 만든 예연소실은 간접분사식 디젤엔진에 주로 사용되며 연료에 공기를 혼합해 미리 연소시킴으로써 완전연소를 촉진시켜 준다. 이 세라믹 엔진은 실차 적용시험을 거쳐 내년말께 상용화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다른 자동차기술 분야에 비해 다소 소홀했던 엔진 전장품이나 소재 및 부품 개발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며 『이들 분야가 향후 자동차기술을 주도하게 되리라는 점에서 자동차산업 발전을 한차원 끌어올리고 첨단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