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전자부품·재료 전문가 양성은 우리가」.
그 어떤 분야보다도 낙후된 국내 전자부품·재료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전자부품·재료설계인력교육센터(EMDEC·소장 김호기)가 팔을 걷어붙였다. 오는 9월 6일 시작하는 4차연도사업부터 인력교육의 문호를 크게 넓히고 해외협력사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중소부품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
EMDEC가 설립된 것은 지난 96년의 일이다. 국내 전자산업 경쟁력제고를 위해 차세대 전자부품·재료 분야의 우수인력을 대량으로 배출하는 것이 설립 목적. 이를 통해 기업들이 선진국 기술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김호기 소장은 『첨단 부품·재료의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며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연구개발이지만 전문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전자부품·재료산업의 수준은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재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 부품과 완제품 생산의 열매를 고스란히 외국업체에게 넘겨주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의 경우는 더욱 열악하다. 대부분이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EMDEC는 그 원인을 고급인력 부족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몇 안되는 고급기술 인력은 대부분 대기업이나 학계에 편중돼 있어 중소기업에서 부품·재료를 연구, 고부가가치를 올리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EMDEC의 시각. EMDEC가 중소기업 인력양성에 애착을 보이는 이유다.
현재 부품·재료 분야의 중소기업은 약 5000여개. 이 가운데 EMDEC의 인력양성교육에 참여한 업체는 100여개 남짓. EMDEC가 교육사업을 시작한 96년에 비해 나아지기는 했지만 중소기업들의 부품·재료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늘지 않는다는 것이 EMDEC 관계자의 설명이다.
EMDEC가 4차년도 교육사업을 크게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EMDEC는 우선 중소기업들이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거점 분소와 지역협력대학을 늘릴 계획이다. 이미 광주 조선대에 분소를 마련했으며 경기지역의 경우 성균관대와 광운대를 지역협력대학으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시간에 관계없이 강의받을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http://sorak.kaist.ac.kr/∼hgkim/emdec)를 통한 사이버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EMDEC는 또 참가자가 수강료의 70%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노동부의 고용보험환급제도를 활용하고 초보자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장지향형 재교육과 실습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해외전문가 초청, 장·단기연수와 국외연구기관 교류 등 해외협력사업을 활성화하고 중소기업 종합지원 클리닉을 설치, 중소기업들이 가진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힘쓰기로 했다.
지난 3차교육에서 1만5000인시(manhour)를 달성한 EMDEC가 2만인시를 목표로 세운 이같은 계획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문의 (042)869-8478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