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MC.IBM.HP, 대용량 저장장치시장 "3파전"

 그동안 한국EMC가 주도해온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이 한국IBM과 한국HP의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3파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이들 3사는 최근 SAN(Storage Area Network) 등에 기반한 엔터프라이즈급 저장장치 신제품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공급경쟁에 나서는 등 하반기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을 겨냥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부문의 자존심 경쟁까지 펼치면서 시장수위를 차지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지난달 인터넷 중심의 기업이나 SAN 환경에 필요한 대용량 저장장치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서버(ESS)」(일명 샤크)를 선보이고 공급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ESS의 용량이 현재 업계 최대수준인 11TB까지 확장 가능하다는 장점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활발한 영업을 펼쳐 이달 들어 SKC&C와 3.3TB 용량의 저장장치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한국IBM은 이번 SKC&C 공급을 계기로 ESS를 하반기 주력 대용량 저장장치로 내세워 각 분야별 스토리지 전문채널을 통해 통신 및 제조업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판매확대에 나서면서 이 부문 시장을 장악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국HP(대표 최준근)도 지난 5월에 선보인 대용량 저장장치 「XP256」을 최근 한국통신·데이콤·삼성전자 등에 잇따라 공급하는 등 판매호조에 힘입어 하반기 이 시장의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LG히다찌 등과 「XP256」에 대한 공동판매 등 대용량 저장장치 분야에서의 탄탄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이 시장의 판도변화를 꾀해나가기로 했다.

 한국EMC는 국내 엔터프라이즈급 저장장치 시장을 주도해온 선두업체로서의 강한 이미지를 심으면서 신제품 발표와 철저한 고객관리를 통한 이 시장 수성전략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신한은행 등에 기존 「시메트릭스」 기종을 공급하는 동시에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과 용량을 크게 개선한 엔터프라이즈급 저장장치 「시메트릭스 3930」 등 6개 기종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한국IBM과 한국HP의 강력한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

 또 한국EMC는 이달초 본사차원에서 데이터제너럴 인수를 계기로 조만간 국내에서도 이 회사의 중형급 저장장치 「클라리욘」을 취급할 수 있어 메인프레임과 중대형 유닉스에 이어 상대적으로 취약한 윈도NT 등 중형급 저장장치 분야에서도 강한 시장지배력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한국EMC와 한국IBM, 한국HP 3사간의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을 둘러싼 각축이 본격화, 이 부문 수위를 겨냥한 이들 선두업체의 시장쟁탈전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