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수출로 "승부건다"

 내수에만 매달려온 동양매직(대표 윤홍구)이 수출에 승부수를 던지는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동양매직은 그 동안 주력품목인 가스오븐레인지 시장이 기대만큼 성숙되지 않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품목다양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품목다양화 전략이 지난해 IMF한파로 벽에 부딪힌 데다 주력품목인 가스오븐레인지 시장마저 크게 위축돼 연속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딜레마에 빠진 동양매직은 해결사로 부임한 신임 윤홍구 사장이 취임이후 수출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변신의 길로 접어들었다.

 가스오븐레인지를 비롯한 가스기기는 지역마다 규격이 다르고 규제 또한 심해 수출품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일반의 상식이었기 때문에 윤 사장의 방침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동양매직은 그러나 그 동안 현지시찰단을 파견하고 지역실정을 면밀히 조사하는 등 치밀한 준비작업 끝에 상식을 뛰어넘는 성과를 속속 거두고 있다.

 동양매직은 최근 러시아 가스기기 규격인 GOST를 획득하고 이 지역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쿠메르타우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동양매직은 쿠메르타우사에 올해에만 3000대의 가스오븐레인지를, 내년에는 1만대를 각각 공급키로 했으며 이미 초도물량 350대를 선적했다.

 국내에서 가스오븐레인지를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물량도 적은 규모가 아니다.

 더욱이 9월에는 남미의 파나마와 아르헨티나에도 각각 200대와 100대를 선적할 예정으로 있는 등 가스오븐레인지 수출길이 트이고 있다.

 동양매직은 가스오븐레인지와 함께 가스레인지도 중국·홍콩에 이미 850대 수출했고 다음달에는 베트남으로 1000대를 실어낼 예정이다. 동양매직은 특히 올해 가스보일러의 수출을 중점사업으로 추진, 중국가스기기 전문업체인 CNE사에 지난 6월 200대를 납품한 데 이어 9월에는 1000대를 추가로 공급키로 돼 있는 등 연말까지 3000대를 수출할 예정이다.

 그 동안 내수에만 안주해온 동양매직의 이같은 변신은 대형 가전업체들이 수출 비적합품목으로 치부해온 백색가전제품의 수출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과 함께 시장에는 더 이상 국경도 없으며 품목의 구분도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가스오븐레인지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해온 동양매직이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탈피해 해외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