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PC업계 체감경기 "최악"

 정보통신부가 초저가 인터넷PC 보급계획을 발표한 이후 조립PC 업계가 물량·마진 감소, 대기업의 저가공세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와 테크노마트 컴퓨터매장의 조립PC 업체들은 지난달초 정통부가 초저가 인터넷PC를 보급하기로 한 후 이달 들어 매출이 크게 줄어 지난 7월에 비해 최대 50%까지 감소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이 지난달 용산 등지의 중앙처리장치(CPU) 물량이 지난 7월에 비해 30% 정도 줄었으며 주기판 역시 25% 이상 줄었다.

 인텔 CPU 대리점인 석영인텍의 관계자는 『지난달 생산업체와 용산 등지의 조립PC 업계에 공급된 CPU 물량은 7월에 비해 25% 이상 줄었으며 일선 유통시장은 인텔의 가격인하와 정부의 초저가PC 보급계획 발표가 맞물리면서 30% 가량 수요가 줄었다』고 말했다.

 주기판 업계의 한 관계자도 『7월에는 모두 3만여장의 주기판을 판매했으나 지난달에는 2만3000여장에 그치는 등 초저가 PC 공급계획 발표 후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7월 비수기 이후 8월 들어서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던 예년과는 전혀 다른 것이며, 특히 지난달 중순 이후 새 학기에 따른 특수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로 나진상가 17동에 위치한 조립PC 전문매장인 C업체는 7월까지만 해도 1주일에 평균 10여대를 조립했으나 지난달에는 1주일에 5∼6건의 조립PC를 판매해 하루 평균 1대에도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립PC 업계는 물량 감소 외에도 주요 부품값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주기판의 경우 인텔 BX칩세트 품귀로 인해 이미 도매가격이 5000∼1만원씩 올랐으며 램도 낱개 기준으로 7월 8만5000원선에서 현재는 9만원선으로 껑충 뛰었다. 더욱이 BX칩세트 기반 주기판은 주 생산국인 대만에서도 칩세트가 부족해 앞으로 가격이 더 인상될 전망이고 램값 인상에 따라 16·32MB 등으로 고급화되고 있는 그래픽카드도 가격인상이 불가피하게 돼 조립PC 업계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