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테크노

 전자 댄스음악을 통칭하는 테크노가 국내 음악시장에 상륙, 최근에 광고·패션 등 젊은층의 라이프 스타일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젊은층의 감성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CF쪽은 이미 테크노적 감성이 지배한 지 오래다. 빨간 원피스를 입은 탤런트 송윤아가 나와 배터리가 떨어질 때까지 「이상한」 음악에 맞추어 기계적인 춤을 추는 「LG싸이언」광고, 테크노클럽에서 춤추는 젊은이들을 등장시킨 필립스광고 등은 대표적인 테크노 광고다.

 대학가에는 테크노 전문클럽, 테크노 바가 생겨 성업중인가 하면 테크노 전문 TV쇼프로그램도 생겼다. 컴퓨터게임이 즐비하던 오락실에도 요즘은 「댄스 댄스 레벌루션」이라는 게임이 인기다. 테크노 음악을 이용한 게임이지만 다른 음악 게임들과 달리 발만 사용하는 게임이다. 그만큼 장르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테크노의 어원은 「Technocrat(전문가 집단)」에서 왔다는 말도 있고 60년대 독일의 테크노 음악의 1세대 크라프트 베르크가 자신의 음악에 기계적 음악이 많이 들어 있어 「테크노 팝」이라 부른 데서 비롯됐다는 말도 있다. 단순한 리듬에 잘게 쪼개지는 박자가 끝없이 반복되는 테크노는 음원을 따서 조합하는 샘플링, 턴테이블에 올린 LP의 속도를 변주하는 디제잉(DJing)음악, 컴퓨터를 통해 기타·드럼·베이스 등의 사운드를 만들어 음악적으로 배치하는 미디(MIDI)기법 등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진다. 모두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전자기기만 사용하는 것이다.

 어원이야 어떻든 테크노는 컴퓨터의 발달에서 비롯됐다. 연주 대신 사운드가 기억된 소프트웨어만으로 음악을 만드는 컴퓨터 음악의 발달이 테크노를 있게 한 것이다. 테크노의 부계가 음악이라면 모계는 전자기기다.

 사실 최근 우리 사회의 테크노 붐은 음악 자체보다 춤·문화·패션 등 테크노적 분위기나 스타일에 대한 관심에서 촉발된 바가 크다. 하지만 테크노 붐은 그것이 새로운 음악 문화이자 컴퓨터에 친숙한 젊은이들의 새로운 삶의 문화, 즉 라이프 스타일의 일단을 보여준다는 데 중요성이 있다.

 세대가 바뀌면서 발전하는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탈장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는 앞으로 어떤 사회적 변화을 일으킬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