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PC 주변기기 업체들이 최근 주력사업을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부문으로 다각화하거나 전환하고 있다.
IMF 이전까지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을 주도했던 가산전자와 두인전자를 비롯해 제이씨현시스템·훈테크·ACN테크 등 주요 PC 주변기기 업체들은 국내외 정보기술(IT) 시장이 디지털과 인터넷쪽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것과 관련, 새로운 주력사업 키우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
가산전자(대표 오봉환)는 화의개시 이후 그래픽카드 사업에서 손을 떼고 지상파 디지털 방송용 TV 및 PC수신카드와 개인휴대단말기(PDA)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디지털 TV 및 PC수신카드의 경우 이달초 미국에 2000개(약 50만달러)를 선적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월 100만달러 이상씩 수출할 계획이며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이 크게 확산될 내년 이후에는 연간 수출 300억원 달성과 함께 내수시장에서도 1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가산전자는 또 PDA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안정적인 공급선을 물색중인데 올 하반기부터 국내 통신서비스 업체에 대량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인전자(대표 김광수)는 그래픽카드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고 그동안 디지털 위성방송 PC수신카드 개발에 몰두해왔는데 최근 덴마크 키스노르딕사를 통해 유럽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위성을 이용해 인터넷데이터를 고속으로 수신할 수 있는 PC용 위성 인터넷 수신카드 「SatDem」의 유럽 현지 공동 생산·판매 계약을 키스노르딕사와 체결했다. 두인전자는 「SatDem」이 인터넷 데이터의 고속 수신뿐만 아니라 디지털 위성방송의 영상과 음성을 수신, PC 모니터 또는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유럽시장에 가장 적합한 2보드 솔루션으로 개발돼 현지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은 사운드카드 수입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인터넷 세트톱박스를 자체 개발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인터넷 세트톱박스와 리눅스 PC, 디지털 TV수신장비, 그리고 디지털 가입자망(ADSL) 솔루션 개발을 오는 10월말까지 완료하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추계 컴덱스쇼에 인터넷 세트톱박스와 리눅스 PC 솔루션을 출품할 계획이다.
훈테크(대표 김범훈)은 그동안 사운드카드와 디지털 앰프를 개발해오면서 최근 종합 음향기기 업체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사운드카드를 일본시장에만 월 3000개 이상씩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호주와 유럽지역에는 대리점망을 개설하는 등 수출기반을 다지고 있다.
아날로그 모뎀 전문업체였던 ACN테크(대표 함상천)는 고속전송용 풀 DMT와 G.Lite 등 두 가지 ADSL통신방식을 동시에 지원하는 ADSL 모뎀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함으로써 이미 수익성이 떨어진 아날로그 모뎀사업에서 탈피해 차세대 디지털 모뎀쪽으로 주력사업 품목을 바꿨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ADSL 모뎀을 지난달에 120만달러 규모로 미국시장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윤재기자 yj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