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방송> 유럽 TV 제작물 "토종" 강세

 유럽내 텔레비전 제작물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영국·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의 편성에 대한 투자 및 경향에 관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서는 지난 2년간 국내 픽션물의 텔레비전 방송이 23.9% 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유럽의 방송사들은 5095시간 분량의 자국 드라마와 코미디를 방송했다. 또한 자국 제작물은 총 주시청 시간대 픽션물의 59%를 점했다.

 「유로픽션 프로젝트」의 최근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유럽의 5대 시장에서 방송된 새 자국 픽션물의 양은 1998년에만도 6.8% 포인트 증가했다. 작년의 경우 이들 5개국 중 4개국에서 제작 편수의 증가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올해에도 이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유로픽션」 조사는 이탈리아의 「하이퍼 캠포」 재단을 주축으로 유럽의 자문회사들과 영국의 DGA, BFI, 프랑스의 INA와 같은 연구 기관들이 제휴해 실시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이들 5대 시장에서는 주시청 시간대에 자국 제작의 픽션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미국 제작물은 평균 35%로 감소 추세다. 실제로 유럽의 방송사들은 미국물들은 대부분 낮시간대에 편성하고, 주시청 시간대에는 예산의 상당 부분을 투자해 자국 제작물을 방송하고 있다.

 스페인은 주시청 시간대의 자국물 편성이 가장 현저하게 증가한 나라로, 1996년에는 459시간이었던 것이 1998년에는 851시간으로 거의 배가 됐다. 현재 영국·독일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자체 제작을 많이 하고 있는 스페인이 주력하는 장르는 시트콤이다.

 스페인 정부는 작년에 방송사들로 하여금 자국 픽션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법률을 제정했지만, 방송사들은 이미 자체 제작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었다. 상업 방송사인 Tele5와 Antena3는 상당한 금액을 투자중이다. Tele5는 Mediaset와 Kirch 간의 합작회사인 「유레카」에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고, Antena3는 앞으로 3년간 자국 제작물에 90억 페세타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독일은 유럽 최대의 시장답게 1998년 7% 포인트가 증가한 1945시간 분량을 제작했다. 주요 장르는 여전히 주시청 시간대 드라마 내지는 경찰 시리즈와 낮시간대 및 준프라임 시간대의 소프오페라(연속극)들이다. 독일의 주시청 시간대 드라마 시리즈는 제작 가치가 높고, 영국의 제작물보다도 더 장수해 외국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일일 소프오페라는 젊은층 시청자들을 유혹하는 데 공로를 인정받아 RTL과 ARD의 초저녁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시트콤 제작의 활성화로 RTL이 매주 금요일 저녁 시트콤을 방송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작년에 이탈리아는 조사 대상 5개국 중에서 유일하게 자체 제작물이 감소했지만 올해는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공영 방송사 RAI가 스페인의 픽션물 「Medico de familia」의 이탈리아판인 「Un medico in famiglia」로 성공을 거뒀다. 「Un medico in famiglia」는 주시청 시간대에는 처음으로 방송된 자국 제작 시트콤 시리즈였다.

 그러나 액션 시리즈 장르는 유럽의 제작자들에게는 여전히 취약한 분야다. 유럽 시장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독일의 RTL이 액션에 투자를 감행하고 있지만 그다지 큰 성과는 기대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는 방안은 미국 공급자들과의 공동 제작이다. 컬럼비아 트라이스타는 독일의 시트콤에서 틈새를 발견했고, 스페인에서 액션 모험 시리즈를 공동 제작중이다.

<자료제공:방송 동향과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