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의 부활(復活)」을 몰고 올지도 모를 반도체가 등장해 일본 가전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반도체 벤처기업인 미국의 텔레쿨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것으로 저가로 TV에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부가하는 반도체칩 세트다.
일본 간사이(關西) 지역의 대형 가전 제조업체 4개사에서 이 반도체를 채용한 인터넷TV를 먼저 내년 초 미국 시장에 투입하고, 그 후 자국내에서도 판매하기로 방침을 정하는 등 벌써 주목 대상에 올라 있다.
텔레쿨이 개발한 반도체의 가장 큰 특징은 파격적인 가격으로 기존 TV에 불과 25달러만 더 추가하면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지금도 인터넷TV가 나오고는 있지만 사실 거의 팔리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10만∼30만엔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채트」로 불리는 리얼타임(실시간) 회화기능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예컨대 야구 중계를 보면서 친구와 『오늘 자이언트의 타선이 형편없는데』 『아니야,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9회말에 대역전극을 벌일 거야』라고 대화를 하듯 화면 상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 반도체를 개발한 텔레쿨은 지난 93년부터 5년간 미국 인텔의 일본법인 사장이었던 빌 하우씨가 사장 겸 최고경영자로 일하고 있는 벤처기업. 하우 사장은 「본격적인 정보시대에서는 가전이 주역을 맡고, PC가 보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가전시장을 이끌고 있는 일본을 우선 공략대상으로 정하고 있다』고 밝힌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일본에서도 인터넷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주부·노년층으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돼 가는 추세다. 이에 부응, PC 제조업체에서는 버튼 하나로 인터넷이나 전자메일을 할 수 있는 제품을 속속 시장에 내놓고 있다.
가전 제조업체에서도 「지금을 인터넷TV 보급 확대의 호기」라고 보고 있으며, 그 견인차로 텔레쿨이 개발한 반도체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TV는 지난 97년 이후 히트제품으로 예상돼 왔으나 번번이 가전업계의 기대를 저버렸다. 텔레쿨의 저가 반도체를 통해 부흥을 꾀할 수 있을지 향배가 주목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