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주파(RF)부품업계의 대부격인 KMW의 김덕용 사장이 사재 100억원을 회사에 흔쾌히 출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55% 가운데 10%인 12만5000주를 대한투자신탁 등에 주당 8만5000원에 매각하고 받은 100억원을 회사의 발전기금으로 전액 출연한 것.
지난 91년부터 황무지나 다름없던 RF부품산업을 개척해온 KMW는 95년 무선호출시스템용 통합스위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 「성장의 KMW」를 만드는 데 기틀을 마련했고 그동안 이동전화시스템용 파워 스위처블 컨바이너, 혼합형 필터 등 100여종의 크고 작은 제품을 개발했다.
김 사장은 『KMW는 지금까지 34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면서 『미국의 유명한 RF잡지인 마이크로웨이브저널의 표지 제품으로 통합스위치가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KMW도 IMF 한파에는 어쩔 수 없었다. IMF 한파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초창기부터 동고동락해왔던 임직원들을 내보내야 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KMW는 지난 4월 대만 CDB그룹으로부터 1000만달러를 외자유치한 후 회사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정상화를 찾고 있다.
김 사장은 이번에 자신의 주식을 매각하고 받은 100억원 전액을 회사경영발전기금으로 내놓음으로써 더이상 IMF와 같은 아픔을 당하지 않도록 했다. 그는 『IMF 한파로 7개 사업부문의 분사와 대규모 인력감원 등 시련을 겪어오면서도 묵묵히 회사발전에 기여해온 많은 임직원들에게 힘이 되고자 이번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KMW는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미 상반기에 300억원을 달성했다. 순조로운 영업활동으로 올 매출을 상향 조정해야 할 판이다. 많은 벤처기업의 우상이었던 KMW가 서서히 제 모습을 찾고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최근 설계기술·가공·금형·도금·기계제작 등 개발에서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2001년 직원 1000명에 매출액 1700억원 규모로 성장, 세계적인 종합부품업체로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수출주도형 경영구조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