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게임관련 전시회인 ECTS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7일(현지시각) 성황리에 폐막됐다.
영국 런던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이번 ECTS는 10회째로 작년에 비해 12개국이 늘어난 총 67개국 관계자들이 전시회를 다녀갔으나 전체 참관객수는 지난해 2만1297명과 별차이 없는 2만1474명에 그쳐 평년작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ECTS도 다른 해처럼 비디오게임과 PC게임이 게임시장을 두고 서로 세력다툼을 벌이는 형세로 치러졌다.
비디오게임 분야에서는 소니가 대형 부스를 마련, 「파이널판타지 8」 등 각종 서드파티업체들이 만든 게임들을 참관객들이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차세대 비디오게임의 미래를 보여주는 동영상을 선보여 참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에 뒤질세라 닌텐도사도 「포켓몬스터」 「게임보이」 「닌텐도64」 등 하드웨어와 최신 3D기술로 무장한 게임소프트웨어를 전시, 소니에 빼앗긴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큰 관심은 오는 22일부터 유럽시장에 판매될 예정인 세가사의 드림캐스트에 집중됐다. 제작사인 세가가 전시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인포그램·미드웨이·어클레임·크레이브 서드파티업체들이 20여개의 드림캐스트용 게임을 대거 선보이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블리자드도 비록 부스를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전시회 첫날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워크래프트 3」를 개발중이며 내년 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혀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내며 전시회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판타그램·인터소프트·애니미디어·지씨텍 등 국내 9개 게임업체들도 최신작을 선보이고 해외수출을 타진했다.
아케이드게임업체인 지씨텍이 300만달러 가량의 수출상담을 했으며, PC게임업체인 하이콤엔터테인먼트가 60만달러, 동서게임채널 40만달러, 재미시스템개발 20만달러, 애니미디어 15만달러, 위자드 6만달러 등 총 546만달러 정도의 수출상담이 이루어져 이들 상담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국산게임의 수출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낚시시뮬레이션 게임기를 출품한 지씨텍은 300만달러의 수출상담 이외에 한 유수의 외국 게임업체와 수천만달러 규모의 대형물량 공급의향서를 주고 받았으며, 조만간 후속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성사될 경우 게임 분야에서 국내 최대의 수출고를 기록함은 물론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ECTS는 국내 업체들의 게임개발 성향이 특정 분야에 치우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국내 업체들은 비디오게임보다는 PC게임에 치우쳐 있으며, PC게임 분야에서도 전략시뮬레이션 분야에 치중하고 있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