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계유선방송사들이 회사 이름에 「케이블TV」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95년 3월 케이블TV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뒤 일부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이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케이블TV」라는 상호를 쓰기 시작하면서 케이블TV와 중계유선간에 이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논쟁이 끊이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양 사업자간 마찰이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법정분쟁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계유선방송 측은 「케이블TV」라는 명칭이 보통명사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이를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케이블TV 측은 가입자들이 「중계유선」과 「케이블TV」를 혼동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그간 중계유선방송에 비해 가입자 확보 측면에서 열세를 보여온 부산·천안지역의 SO들이 최근 들어 채널 티어링을 도입, 중계유선방송 측과 잦은 마찰을 빚으면서 중계유선의 케이블TV 명칭 사용에 대한 상표권 논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SO들은 중계유선방송 측에 맞서 월 시청료 4000원의 채널 티어링을 새롭게 도입,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같은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 중계유선방송 측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어 채널 티어링 도입의 취지가 반감되고 있다는 게 SO들의 불만이다.
SO 측은 『케이블TV라는 명칭을 상표 등록해 개국 이후 줄곧 사용해 왔기 때문에 케이블TV라는 명칭이 케이블TV 업체들의 「고유상표」인 데도 불구하고 일부 중계유선사업자들이 교묘하게 같은 상호를 사용, 가입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O 측은 따라서 이른 시일내에 이 문제에 대해 정식 법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중계유선방송 측의 유사상표사용 행위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을 근거로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다.
특히 SO 측은 『최근 대법원에서 서울지역의 한 학원이 지역 명칭만 앞에 붙인 채 같은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 일부 학원을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했다』는 점을 들어 법적 대응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 중계유선 측은 「케이블TV」라는 명칭이 현재 일반인들이 대부분 인지하고 있는 상표이기 때문에 케이블TV 측의 논거는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중계유선방송 관계자는 『SO들이 채널 티어링 등을 도입, 가입자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예상과는 달리 별반 효과가 없자 엉뚱하게 상표법 논쟁으로 문제를 호도하고 있다』고 맞받아 치고 있다.
현재 중계유선방송 가운데 상호에 「케이블TV」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업체는 전국적으로 줄잡아 20여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