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광고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조사전문 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인터넷 시장규모는 2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웹사이트 광고비 12억달러보다 70%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조사기관에 따라서는 올해 인터넷 광고시장을 47억달러로 전망한 곳도 있다.
미국의 인터넷 조사기관인 e마케터는 인터넷 광고시장이 오는 2000년 38억달러, 2002년에는 8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호에서 오는 2004년경 미국 광고시장에서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3%에서 8%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같은 수치는 TV, 신문, 다이렉트 마케팅 다음이며 라디오 광고시장에 버금가는 규모다.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120억원에 불과했던 인터넷 광고시장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해 약 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50억∼300억원에 달하는 PC통신 광고시장을 합하면 6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인터넷 광고시장이 당분간 매년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 광고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이 그동안 광고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하고 광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일반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광고는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용자가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는 짧은 시간 안에 보여주고 싶은 모든 것을 표현해야 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광고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TV와 신문처럼 한정된 시간과 지면으로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물론 활용법과 주의사항 등을 얼마든지 쏟아놓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던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도 인터넷의 큰 강점이다.
대신 이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어떻게 고객을 끌어들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더 많은 고객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즐겁게 회사의 웹사이트에 찾아오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단순히 자사제품의 장점만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에서 벗어나 상품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인터넷 광고의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인터넷상에서 「디지털 캠프」라는 회원모집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 이벤트는 삼성전자의 제품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과 디지털 작품 공모 등에 이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게 꾸며졌다. 디지털 캠프를 통해 삼성전자는 상품광고는 물론 제품별 이용자 분석과 회원클럽 구성 등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광고는 광고한 상품을 판매로 연결시키는 전자상거래의 장으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웹사이트와의 연계를 통해 상품홍보와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직접 판매는 물론 사후 서비스까지 한꺼번에 지원하는 것이다. 최근 많은 배너광고가 인터넷 웹사이트와 직접 연결, 광고를 보는 것과 동시에 구매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모발력」이란 신제품을 판매하면서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2개월 동안 대대적인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웹사이트를 통한 상세한 제품설명과 30대 직장남성을 대상으로 한 광고 덕분에 이 제품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인터넷 광고의 효과도 기존 매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의 IAB(Internet Advertising Bureau)가 1만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광고는 배너 노출 그 자체만으로도 광고캠페인에 대한 인지도와 브랜드인지도, 선호도를 높이며 제품구매 욕구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터넷 광고가 정착되려면 사이버 중심의 새로운 마케팅이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이버 공간에서 형성되는 소비자 행동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물론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유형을 창출하기 위한 광고기법의 개발도 시급한 과제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