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크게 위축됐던 국내 자동인식기기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다국적 자동인식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13일 심볼테크놀로지스·인터맥·매트롤로직·후지쯔 등 세계적인 자동인식기기업체는 최근 한국내 법인 설립 및 신규 총판 체제를 구축하면서 세미나·제품 설명회 등을 통한 시장공략에 나섰다.
이는 최근 자동인식기기 시장이 국내 경기회복세를 반영하면서 물류·제조업체 중심으로 추진되는 비용절감 차원의 물류·유통망 전산화 등과 맞물리면서 시장수요 급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코드스캐너·프린터·핸디터미널 등 바코드와 관련한 모든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미국 인터맥은 최근 국내 현지법인인 인터맥코리아를 설립했다. 주로 대리점 위주로 국내에 제품을 공급해 오던 이 회사는 법인을 통해 적극적인 시장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또 오는 21일 유통정보센터와 공동으로 물류와 유통 정보화 세미나 및 제품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물류 정보화와 관련한 바코드와 무선데이터통신 시스템을 집중 소개한다.
세계적인 바코드스캐너 업체인 메트롤로직도 최근 국내 멘탈시스템과 새로 한국시장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소매점·유통점용 일반 스캐너에서 물류와 공장자동화용 관련 스캐너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갖춘 이 회사는 물류와 유통 관련 바코드 스캐너를 주력으로 영업경쟁에 나섰다. 메트롤로직은 특히 멘탈시스템에 기술 이전을 통해 고정용 스캐너, 인식기기 관련 주변 기기와 부품을 한국에서 생산하는 방안까지 적극 검토중이다.
미국 심볼테크놀로지스도 미국·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로 하고 적극적인 영업책 마련에 나섰다. 심볼은 자동인식기기 관련 핵심 엔진을 삼성전자나 제이텍 등 주요 정보단말기(PDA)업체에 공급하는 한편 전자상거래용 바코드 인식을 지원하는 핸디터미널·바코드 스캐너 영업에 신규 참여하는 등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올초 국내 시장에 신규 진출한 일본 후지쯔도 최근 물류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모디아소프트와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시장을 겨냥한 바코드 스캐너와 핸디터미널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시장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후지쯔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단품 공급보다는 솔루션이나 프로젝트별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경기회복에 따라 기존 진출 업체뿐 아니라 한국시장 진출에 소극적이던 일본·미국계 업체들도 잇따라 국내 공급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향후 한국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