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스템 IC 및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회로 선폭 미세화가 급진전됨에 따라 향후 수년간 이 분야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세미코리서치는 최근 0.18 및 0.25미크론급 미세 회로 공정이 요구되는 반도체 생산 수요는 매년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이를 공급할 수 있는 세계 파운드리 설비는 한정돼 있어 조만간 이 분야의 반도체 수요가 공급 물량을 초과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로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시스템온어칩(SOC) 형태의 반도체 수요 물량 대부분이 현재 0.25미크론 공정 기술에 맞춰 개발되고 있어 이 분야의 파운드리 설비 부족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또다른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ABI(Allied Business Intelligence)와 대만의 반도체 업체인 TSMC도 향후 10년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향후 파운드리 설비의 부족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0.35미크론을 비롯한 일반적인 파운드리 생산 설비는 현재 공급 초과 상태에 있으며 따라서 이 설비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데다 0.18미크론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가 조기에 집행될 경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공급 부족은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내년부터 대대적인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서기로 하고 최근 투자 자금조달에 박차를 가하는 등 구체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도시바 등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파운드리업체에 대한 위탁생산 규모를 크게 늘리기로 하는 등 파운드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신규 참여 업체 수도 증가하고 기존 업체의 생산 설비 투자도 활발해 이 분야의 공급 부족을 예견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