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을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키는 데 일조한 가전제품은 단연 세탁기다. 세탁기는 지난 68년에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80년대 들어 주력 가전제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당시 변속클러치를 채택한 타이머식 세탁기는 장안 신세대 주부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90년 들어 세탁물의 양을 감지해 세탁시간을 조절하고 부분세탁이나 구김방지 탈수기능 등 편리성을 강조한 인공지능 세탁기는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된다.
가전업계의 세탁기 기술개발 경쟁은 단연 공기방울이 터질 때 발생하는 힘으로 세탁효과를 높인 일명 「공기방울 세탁기」가 등장하면서 불붙기 시작한다.
이어 세탁물과 세탁판을 별도로 세탁통이 회전하는 통돌이 방식에서부터 물살의 세기를 강화해 세탁력과 헹굼기능을 강화한 다양한 기능을 지닌 기술개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적외선 세탁조를 채용하거나 소나기 샤워물살, 3차원 입체물살, 상하 양방향 물살 등 세탁기 물살 개발 경쟁도 한창이다.
최근 들어 세탁기 기술개발 경쟁의 선두주자는 인버터 방식의 채택이다.
기존 제품이 대부분 AC모터를 사용한 관계로 회전속도에 상관없이 소비전력이 항상 일정한 데 비해 인버터 세탁기의 경우 모터의 회전속도를 디지털 방식으로 조절해준다. 따라서 세탁물의 종류나 양에 따라 회전수를 조절함으로써 절전효과를 대폭 향상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같은 매력으로 인해 LG전자가 최근 모터의 회전력을 세탁통에 연결해주는 클러치를 없애고 모터와 세탁통을 연결한 직접구동 방식의 「터보드럼」을 상품화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나 대우전자 역시 소비전력을 대폭 낮춘 인버터 세탁기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전업체들 간의 치열한 기술개발 덕분에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면서 기능이 향상된 제품이 속속 상품화한다면 소비자들에겐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