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안팎에는 모두 10개의 창업보육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8개가 연구원들의 창업열풍이 몰아닥친 지난해에 설치됐다.
또 연말까지 한국기계연구원이 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할 예정이고 생명공학연구소와 표준과학연구소도 유사한 규모의 공간설치를 준비중이다. 단지내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은 현재 300개에 육박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덕밸리 조성을 위한 분위기가 대덕연구단지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창업보육센터 설치 붐은 과학기술부가 최근 대덕연구단지 활성화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원의 신기술창업지원단을 주축으로 기술집약적인 벤처기업들의 상시보육체제를 마련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도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대전시도 시 전체를 대덕단지 기반의 과학도시로 조성한다는 전략아래 올해부터 「대덕벤처테크노밸리(TVTV) 플랜」을 수립하고 각종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힘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대덕밸리로 가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창업보육센터 과정을 거친 기업들이 본격적인 사업화 길을 걸을 수 있는 집적산업단지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집적단지는 공동생산시설을 구비한 협동화단지와 산업화단지의 기능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이같은 공간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벤처기업들은 서울로 향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밸리의 특성이자 장점인 산·학·연 협동화 단지의 효과를 살릴 수 없다.
집적단지의 조성은 대덕단지내 연구원, 보육센터 입주 벤처기업가, 대전시 관계자 등이 한목소리로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대목이지만 중앙정부 등 각계의 지원이 전제돼야만 가능한 대규모 사업이다.
대전시가 추진중인 인근의 과학산업단지 조성계획이 재정적인 이유로 보류돼 있는 것은 지방정부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예다.
벤처캐피털의 유치도 필요한 요소다. 대전시가 현재 에인절마트를 개최하고 있고, 100억원 규모의 대덕벤처투자조합을 연내에 결성한다는 계획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자생적인 벤처캐피털의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덕단지내 각 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자발적인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연구기관들의 창업보육센터가 모두 자기 기관 출신 연구원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폐쇄성을 탈피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보육센터 입주기업들이 해당 연구기관의 용역업체로 전락함으로써 대덕밸리 조성의 본래 취지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 볼 필요가 있다.
결과 중심의 연구 패턴에서 벗어나 연구과정 자체를 중시하는 풍토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연구소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창업은 바로 이같은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과정으로서 결국은 대덕밸리로 가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김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