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People.. "대덕밸리 육성" 한 목소리

조영화 KORDIC 소장.정선종 ETRI 원장.양승택 정보통신대학원대학 총장

 국내 연구기술 개발의 메카인 대덕연구단지 인근을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대덕밸리」로 키우자는 여론이 전문 연구원들과 대전지역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선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양승택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총장, 조영화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 소장, 김종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기술창업지원단 단장 등을 만나 「대덕밸리」의 가능성과 그 미래를 전망해 본다.

 대덕밸리 조성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선종 원장 등 주창자들은 오랜 노력끝에 기반이 안정된 대덕연구단지를 오로지 연구단지로만 두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창자들은 우선 대덕밸리 조성의 선행과제로 연구원과 벤처기업가, 투자가들이 마음놓고 활동할 수 있는 큰 의미의 「인프라 구축」을 들었다. 정선종 원장은 『밸리조성을 위해 기초기술력을 다지는 것과 함께 연구소에서 개발된 결과물과 노하우가 벤처창업과 산업체로 흡수될 수 있도록 중앙·지방정부가 제도적으로 유도하고 영양분을 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승택 총장도 『연구단지 기술의 텃밭이 될 벤처기업이 자리를 잡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며 『대덕 연구단지는 창업 노하우와 분위기가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불만 지펴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주창자들은 이어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단지내 실험실 공장과 같은 인프라 구축도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양 총장은 창업보육단계 이후의 벤처기업들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화단지와 벤처빌딩 등의 설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설립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모든 연구활동을 산업화와 연계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조영화 소장은 대덕단지 벤처기업 창업이 활발하지 못한 이유로 『연구활동이 산업과 연계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선종 원장도 『산업체에서 연구결과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절차적인 인프라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득 단장 역시 대덕 연구단지내 타 연구소 및 연구원간 협력체계가 절실히 요구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단지내 정보공유체계의 활성화도 강조됐다. 정선종 원장은 구성원들이 자주 만나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등의 정보공유체계가 실리콘밸리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조직의 역량이 제고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화 소장은 정보공유체계 활성화 방안으로 정부출연연구소와 민간연구소 및 관련 기관간에 슈퍼컴퓨터 기반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종득 단장도 『연구소들이 정보를 개방해 「이 분야는 저 연구소에 가면 알 수 있다」는 식의 정보 공유·협력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벤처캐피털회사의 운영실태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정선종 원장은 『벤처캐피털회사들이 기술담보를 요구하고 투자보다는 베팅을 하는 등의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벤처캐피털이야말로 진정한 벤처정신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양승택 총장은 벤처캐피털회사 담당자들이 대부분 금융계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투자시 기술과 제품보다는 담보에 투자하는 꼴』이라며 벤처캐피털회사가 투자에서 마케팅까지 책임지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