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T 덤핑발주 "후유증" 심각

 차량정보단말기(MDT) 제조업체들이 지난 7월 실시됐던 한국통신과 한통프리텔의 덤핑발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까지 50만원대에 공급되던 MDT가격이 한국통신과 한통프리텔의 대규모 덤핑 발주이후 30만원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공급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처럼 MDT값이 절반 수준으로 폭락한 것은 한국통신과 한통프리텔이 총 2만2000대의 화물차량정보확인(CVO)용 MDT를 발주하면서 예가를 30만원 이하로 산정해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MDT업계는 원자재 조달가격 수준인 30만원 전후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GPS위치보정(DGPS)사업 참여나 해외영업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2∼3개 업체는 사실상 사업을 포기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덤핑발주로 내브트론, 듀얼정보통신, CTC, 용진텔레콤, 유니콘전자, 인포디아, 파워텔레콤, 하우, 한국GPS 등 대부분 중소기업인 MDT업계가 영업상 심각한 손실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택배업체에 46만원대에 300대의 위치확인용 단말기 공급을 제안했던 파워텔레콤은 32만원대를 요구받고 이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콜택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던 한국GPS는 KT는 물론 향후 이뤄질 공공입찰에 참가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DGPS 중심의 내수사업 및 해외시장 개척쪽으로 영업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MDT개발과 함께 무선텔레콤·원격감시분야 사업을 전개해 온 하우도 이 분야 사업을 더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보고 당분간 MDT사업을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관련업계는 『한국통신과 한통프리텔이 CVO시스템 및 교통정보서비스 구축사업자 확산이란 명분하에 시장가격을 무시하고 초저가 공급을 유도해 제품을 공급받은 것은 불공정 행위이자 횡포』라고 지적,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한국통신 관계자는 『대량 공급을 전제로 30만원대가 충분하다고 보고 예가를 산정했다』며 다수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한 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콜택시와 택배 물류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해온 MDT공급사들은 『최근 수요자들이 무턱대고 한국통신과 한통프리텔 수준의 단말기 공급을 요구하고 있어 덤핑발주에 따른 파장이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업체는 『최근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MDT공급가격을 제시한 결과 50만원대의 가격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한통프리텔과 한국통신에 총 2만2000대 규모의 MDT를 공급하게 된 쌍용정보통신과 유니콘전자는 오는 10월까지 단말기 공급 및 장착을 마칠 계획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